달리오는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가 지나가고 나면 세계 질서가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패권 장악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역사상의 경제·금융위기를 분석,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이익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달리오는 “분석 데이터에 과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포함하지 않은 것을 반성하고 있다”며 “펀드 운용을 위한 분석 시스템에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등도 넣도록 현재 데이터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사적 관점에서 이번 코로나 위기를 어떻게 파악하는지’라는 질문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이전부터 글로벌 경기는 이미 매우 불안전한 상태였다”며 “미국처럼 높은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나라에서 중앙은행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는 1930~1945년 발생한 경제·금융위기와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앙은행과 정부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개인과 기업, 국가 어느 곳도 저축이 없는 곳이라면 결국 파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1930~45년 일어났던 것과 비슷하게 지정학적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세계 질서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1945년 이후처럼 부의 재분배를 둘러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극단 대립도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쇠퇴하는 이유에 대해 달리오는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에 있는 가운데 신흥국 등이 달러 표시 채무를 상환하고 달러에 의한 물건 구입이 계속되는 한 미국은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디폴트(채무불이행)나 채무 탕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달러 발행 증가 등으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미국도 쇠락할 수밖에 없다. 대영제국과 네덜란드의 쇠퇴도 채무 확대, 통화가치 하락과 함께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다음으로 중국이 패권을 장악할 것”이라며 “공급망이나 기술의 진화에 있어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를 놓고 세계 질서의 재편이 일어나는 가운데 중국이 주역이 된다”고 예언했다. 다만 “중국 위안이 기축통화가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