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통계청은 7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2.9% 증가를 벗어나는 것이다. 통계청은 199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필리핀 경제가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1분기 GDP는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5.1% 감소해 시장 전망인 2.0% 감소보다 부진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봉쇄 조치 영향으로 기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번 2분기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칼 켄드릭 추아 필리핀 국가경제개발청(NEDA) 청장 대행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수백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리핀 경제가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며 “3월 중순 이후 수도 마닐라와 루손섬 대부분 지역에 봉쇄 조치가 적용돼 2분기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이들 지역은 필리핀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지메네즈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의 1분기 GDP가 깜짝 위축한 것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필리핀 경제 주요 성장엔진인 루손섬이 사실상 봉쇄돼 2분기 경제성장률은 더욱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리핀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5월 15일 이후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시킬 계획”이라며 “건설과 제조업, 기타 필수 서비스 재가동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필리핀의 코로나19 환자는 1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660명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