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로 대공황 이후 최악 실업대란…4월 실업률 14.7%·고용 2050만 명 감소

입력 2020-05-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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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16% 실업률·고용 2200만 명 감소 시장 예상보다는 덜해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증감폭과 실업률 추이. 위:비농업 고용(4월 2050만 명 감소/추정치 2200만 명 감소) 아래:실업률(14.7%/추정치 16%). 출처 블룸버그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증감폭과 실업률 추이. 위:비농업 고용(4월 2050만 명 감소/추정치 2200만 명 감소) 아래:실업률(14.7%/추정치 16%). 출처 블룸버그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용보고서에서 지난 4월 실업률은 14.7%를 기록했고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050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십 년간 축적됐던 일자리가 단 1개월 만에 증발했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실업률은 전월의 4.4%에서 급등해 공식 데이터가 남아 있는 194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피크인 2009년 10월의 10.0%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기였던 1982년 12월의 10.8%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또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추정 실업률인 약 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취업자의 전월 대비 감소폭도 1939년 이후 최대라고 WSJ는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에는 1개월에 200만 명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지난달은 코로나19로 전쟁 직후보다 무려 10배에 달하는 일자리가 증발한 셈이다.

다만 지난달 고용 충격은 시장 예상보다는 덜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4월 실업률이 16%를 기록하고 비농업 고용은 2200만 명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조업 고용이 133만 명, 소매업이 210만 명 각각 감소했다. 심지어 헬스케어 분야도 144만 명 줄었다. 코로나19 환자 이외 의료수요가 대폭 감소하고 병원이 폐쇄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4.7%, 전년 동월 대비로는 7.9% 각각 올랐다. 다만 이는 임금인상 압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들이 실업대란 영향을 강하게 받은 영향이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의 애덤 블랜딘 경제학 교수는 “이는 확실히 충격적이고 심각한 것”이라며 “코로나가 초래한 경제적 피해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통화정책 리서치 대표는 “이번 고용지표는 치명적”이라며 “이런 수치 하나하나에 인간 1명의 무게가 있다. 이 상황에서 복구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많은 실업자가 임시해고 상태이며 경제활동 재개로 이들이 신속하게 업무에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보장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관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고용악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리디아 부소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5월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까지 해고가 확산할 것”이라며 “4월은 코로나19 사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기업들의 상황을 반영했지만 이달에는 전문직과 고소득자를 포함해 코로나에 따른 실업대란 2차 라운드가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이달 미국 실업률이 최고 1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업률 급등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민주당도 이것으로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변명했다. 이어 “우리는 인위적으로 경제 문을 닫았지만 3분기에는 경제가 전환할 수 있다”며 “일자리가 곧 되돌아오고 우리는 내년 미국 경제가 경이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UFG유니온뱅크의 크리스 럽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고용통계에서 좋은 면을 찾아내고자 한다면 미국 경제가 더 악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많은 주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가운데 일자리 상실이 향후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도 이런 낙관론에 힘입어 이날 상승했다. 다우지수가 1.91%, S&P500지수가 1.69% 각각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1.58% 오른 9121.32로, 2개월 만에 9000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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