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 2년만에 주주 수 5.7배…‘동학개미운동’ 영향도

입력 2020-05-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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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액년분할 2년 만에 주주가 5.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75%가량 늘며 ‘국민주’로 등극했다. 최근 증시 폭락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도 액면분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5월 4일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너무 높아 일반 투자자들이 사기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주식을 쪼개 더 많은 이들에게 투자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였다.

액면분할 직전 265만 원이었던 삼성전자는 5만3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결산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주주는 136만5221명으로 집계됐다. 액면분할 전인 2018년 1분기 말(24만1513명)과 비교하면 약 5.65배로 증가한 수치다.

또 올해 1∼4월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2551억 원으로, 액면분할 전인 2018년 1∼4월(7158억 원)과 비교해 75.34% 증가했다.

액면분할로 투자 저변은 넓어졌고 주주도 대거 늘었지만, 반도체 업황 악화로 액면분할 후 주가는 되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업황에 바닥 탈출의 신호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4분기부터다. D램(DRAM)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12월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고,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초 6만 원 고지를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 탓에 주가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종가 기준 6만2400원(1월 20일)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23일 연저점인 4만2500원까지 추락했다.

폭락장에서 개인들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누적 순매도액은 7조8088억 원에 달했다.

개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 8조708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외국인의 투매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4만 원 선을 지탱한 것은 개인의 힘이었고, 삼성전자 액면분할이 없었다면 '동학개미운동'도 불가능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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