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 국난극복 구상, 기업활력 높여야 가능

입력 2020-05-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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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가진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통해, 임기 후반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정운영 목표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가 100년 전 대공황과 비교된다”면서, 끝이 언제인지 모르는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했음을 토로했다. 심각하고 장기적인 충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반영한다. 무역수지 적자, 서비스업 위축, 제조업과 기간산업 위기, 고용난과 실직의 공포 등이 몰아치는 ‘경제 전시(戰時)상황’이라는 말로 절박감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은 연설의 초점을 경제대책에 맞추고 여러 구상을 내놓았다. 제시된 해법은 ‘한국판 뉴딜’과 고용안전망 확대로 집약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선도형 경제를 위해서는 ‘디지털 강국’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데이터 인프라 조기 구축, 비대면(非對面) 산업 육성, 국가기반시설의 인공지능(AI) 및 디지털기술 결합 등의 과제와 투자계획을 밝혔다. 4차 산업혁명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만들어 글로벌 산업지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다.

고용안전망 확대를 위해서는 고용보험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국민취업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다. 갈수록 심화하는 고용위기에서 고용보험의 사각(死角)에 있는 건설일용직,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자영업자, 무임금 가족노동자들의 보호는 실로 급하다. 그럼에도 막대한 재원조달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혀 중장기적인 추진과제로 남았던 사안이다.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디지털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 이론(異論)은 없다. 한국 경제의 활로 또한 미래지향적 ‘디지털 뉴딜’에 집중하는 데 있다는 경제주체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문 대통령이 강조했듯, 한국이 ‘K 방역’의 성공을 이끈 동력 또한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과 그 인프라에 힘입은 바 크다.

문제는 실행의 속도와, 그것을 가속화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의 조성이다. 정부 정책이 기업을 뛰게 만드는 촉진제가 돼야 한다. 재정투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 몇 배의 기업투자가 이뤄지지 않고는 한국 경제 도약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없고, 마이너스 성장의 반전이 어렵다. 일자리 위기를 해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기업의 활력을 살리는 데 모든 힘을 쏟지 않으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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