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3월 4.4%에서 4월 14.7%로 폭등했다. 비농업 일자리는 약 2050만 개 줄어들었는데,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폭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월 실업률을 언급하면서 “미국 경제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셧다운으로 인해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아마 일자리 지표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2분기 경기가 큰 폭 악화할 것”이라면서 “더 낮아진 뒤에야 반등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4월 일자리 수치가 좋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달 전망 또한 어두울 것으로 봤다. 그는 “경제활동이 재개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5월 수치 또한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미국 내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20%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CBS방송에 나와 “실업률은 내달까지 대공황 수준인 20%를 향해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싯 보좌관은 “일자리가 5월이나 6월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주당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실업수당을 청구하고 있어 고용 시장이 안정되기 전에 실업률이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장은 ABC방송에서 “불행히도 일자리 측면에서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비율이 실제로는 약 23~24%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 “이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계적인 경제활동 재개를 전제로, 빠르면 오는 하반기부터 일자리 상황이 점차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므누신 장관은 “3분기에는 개선될 것이며,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 그리고 2021년은 대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사태가 1930년대 대공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나 노동자의 잘못이 아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라며 “경제 봉쇄를 완화하지 않으면 경제가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경제를 재개하지 않는 것의 위험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실업자의 상당수가 ‘일시 해고’ 상태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일자리 지표를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희미한 희망이 보인다”며 “실직자의 80% 정도가 무급휴직이나 일시 해고 상태다. 직장 복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나, 회사와 실직자를 이어주는 끈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