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입력 2020-05-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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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법인 주택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 착수

(제공=국토교통부)
(제공=국토교통부)

앞으로 법인이 주택을 거래하면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별도의 신고서식도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최근 늘어나는 부동산 투기와 탈세 목적의 법인 주택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다. 법인과 미성년자, 외지인의 이상거래에 대한 집중 조사도 실시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법인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거래 지역이나 거래가액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3억 원 이상 주택과 △비규제지역 내 6억 원 이상 주택의 거래 신고 시에는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법인 주택 매입의 경우 개인에 대한 대출‧세제상 규제를 받지 않아 부동산 투기의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비규제지역 내 6억 원 미만 주택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에서 제외돼 이상거래 조사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국토부는 법인이 매수자인 거래신고 건의 경우 거래지역(규제‧비규제) 및 거래가액에 관계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법인의 주요 정보가 포함된 ‘법인용 실거래 신고서식’도 새로 마련한다.

기존의 단일한 신고서식을 △개인용 실거래 신고서식(거래 당사자 모두 개인인 경우 활용)과 △법인용 실거래 신고서식(거래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이 법인인 경우 활용)으로 이원화할 계획이다.

법인용 실거래 신고서식에서는 △매도‧매수인 기본정보, 개업 공인중개사 정보, 거래대상물 정보 등 기존 신고 사항 외에도 △자본금‧업종‧임원정보 등 법인에 대한 기본정보, 주택 구입 목적, 거래당사자 간 특수관계(친족) 여부 등을 추가로 신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례로 아버지(매도인)가 아들이 임원으로 있는 법인(매수인)에 매도한 경우 거래 당사자는 특수관계에 해당된다. 정부는 자금조달계획서와 별도 신고서식 제출을 의무화한 ‘부동산거래신고법령’ 개정안을 조속히 확정해 이달 중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국토부와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은 법인 주택 거래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조사에 들어간다. 법인과 미성년자, 외지인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주택 거래가 조사 대상이다. 이들 거래 중 별도의 이상거래 추출 기준에 따라 투기적 매매가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탈세나 대출규정 위반 등 집중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례로는 △본인이 임원으로 있는 법인에 주택을 매도한 거래 △동일인이 복수의 법인을 설립해 각 법인을 통해 주택을 매수한 거래 △미성년자 주택 매수 △외지인의 빈번한 타 시·도 주택 매수 건이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 이후에도 국지적인 집값 과열이 관측되고 있는 경기 남부 등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주요 대상지로 안산 단원‧상록, 시흥, 화성, 평택, 군포, 오산, 인천 서‧연수 등이 꼽힌다.

추출된 거래 대상은 국세청에서 법인세와 증여세 탈루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의 대출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한다. 각 기관별로 소관 법령 규정에 따라 불법행위 여부를 판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법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관계기관 합동조사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거래 건이라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 아니며, 엄격하고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정부의 일관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 등 대상 지역을 막론하고, 부동산 투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의 법인 거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실거래 조사, 거래정보 수집 강화를 포함한 제도 개선 추진 등 고강도의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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