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지속적인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의 P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하락했다. 수치는 시장 전망치 마이너스(-)2.5%를 하회했고 전월 -1.5%도 크게 밑돌았다.
올해 들어 중국의 PPI 상승률은 1월 0.0%, 2월 -0.5%, 3월 -1.5%, 4월 -3.1%를 기록하며 하락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등 분야의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다. 통상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면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풀이된다. 생산자들이 느끼는 물가가 마이너스가 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도 저하된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PPI 하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중국 안팎의 수요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소비자물가 급등세는 다소 완화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로 시장 전망치 3.7%를 하회하면서 중국 정부의 물가 관리 목표 범위인 3%대 초반으로 복귀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월 중국의 CPI는 작년 동월 대비 5.4% 급상승했다. 이어 2월과 3월 상승률도 각각 5.2%, 4.3%로 높은 수준이었다.
CPI 상승세 둔화는 그동안 급등을 주도했던 돼지고기 가격을 비롯한 식품 물가가 안정을 되찾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4월 식품 물가 상승률은 14.8%로 전월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4월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6.9% 상승해 3월 116.4%에서 소폭 낮아졌다.
그런데 식품 물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물가상승률은 0.4%에 불과하다. 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 요소를 제외하면 사실상 디플레이션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