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 ‘한 지붕 두 대표' 체제...소액주주 표심은?

입력 2020-05-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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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한프가 ‘한 지붕 두 대표’ 체제로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게 됐다. 법원에서 소액주주 측과 기존 경영진 측 대표를 1명씩 공동 선임했기 때문이다. 이번 달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프는 김선우 대표이사 체제에서 진정ㆍ정재훈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소액주주 측(진정)과 기존 경영진(정재훈)이 제시한 인물이 한 명씩 선정됐다. 진 대표는 과거 회계 관련 경력을 가진 인물로 알려졌고, 정 대표는 현재 한프 최대주주인 에스엘이노베이션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는 애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소액주주 측의 임시이사 선임 신청에 따라 법원이 지정했던 변호사 출신 김선우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한프는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공동 대표 체제에서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치르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소액주주들 및 투자사 프리머스IB 등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사 선임과 관련한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소액주주 측은 경영진이 무능하고 부도덕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를 대표해 경영권 분쟁 선봉에 나선 프리머스IB는 김형남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이 여러 사업에 실패하면서 큰 손실을 회사에 안겼음에도 수십억 원 성과급을 받아가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회사 재무 상황은 좋지 않다. 2016년 현 최대주주인 에스엘이노베이션스가 인수한 이후 태양광, 연료전지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했지만, 매출액은 줄고 영업적자 폭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88억 원 규모의 10회차 전환사채 원리금 88억 원 미지급 사실을 공시했다.

또 소액주주 측은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하자 회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해 지분 매집을 막는 와중, 손자회사인 제주컨트리구락부(이하 제주CC) 자금 21억 원을 전용해 한프 지분(8%)을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애초 3월 말 열릴 예정이었던 정기주총을 돌연 5월 말로 미뤘는데, 이는 이때 매입한 지분을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한 시도였다는 게 소액주주 측 입장이다.

양측 모두 이번 주총을 앞두고 자신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현재 에스엘이노베이션스 외 특별관계자 지분은 25.13%, 프리머스IB 외 특별관계자 지분비율은 9.46% 수준이다.

프리머스IB 관계자는 “주총으로 현 경영진이 교체된다면 전환사채권자의 일원으로써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회사의 채권자들과 채권 유예를 협의하고, 이를 위해 가장 큰 자산인 제주CC의 소유권 및 경영권을 확보해 조기에 적절히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프는 지난달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들어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경영권 분쟁 소송을 지연 공시하고, 회생절차 개시 신청 등을 취하하는 등 4건의 공시 불이행과 공시번복을 저지른 것에 따른 것이다. 조사 기한은 오는 22일까지로, 이 기간 안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벗어나면 매매가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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