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천억 달러를 움직이는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에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유진 스캘리아 미국 노동부 장관은 전날 마이클 케네디 FRTIB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미 정부는 FRTIB가 운영하는 대표적 공적연금인 ‘연방공무원 저축계정(TSP·Thrift Saving Plan)’의 중국 주식 투자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SP의 자체 ‘국제주식투자펀드’를 통해 중국 주식에 투자하려는 계획은 수십 억 달러의 퇴직연금을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TSP는 백악관과 연방 공무원, 연방의회 직원, 미군이 폭넓게 가입하는 연금으로 운용 규모가 6000억 달러(약 736조9000억 원)에 달한다. TSP는 2017년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올해 하반기 국제주식투자펀드를 통해 중국 주식에 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스캘리아 장관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중국 주식 투자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고 강조했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스캘리아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 주식 투자는 연방 직원들의 돈을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적 우려가 있는 중국 회사들에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들은 제재, 시위, 거래 제한, 보이콧, 처벌적 조치의 대상이 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코로나19 관련 중국 정부의 책임을 둘러싸고 전 세계 국가들과 중국의 관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이런 투자 계획을 실행하려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중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연방 퇴직연금의 중국 주식 투자에도 제동을 걸면서 코로나발 미·중 갈등이 금융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