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산 두산重 직원,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입력 2020-05-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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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를 산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주가 하락과 구조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보호예수가 이달 말이면 해제된다. 매매가 가능하지만, 시장은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15일 종가 3915원으로 지난해 5월 우리사주 청약가(5550원)에 비해 30% 떨어졌다.

지난해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유상증자에 대거 참여해 두산 다음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유상증자는 직원에게 배정된 물량이 다 소화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주가가 추가로 더 내리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1685만6677주(7.84%), 936억 원어치에 달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약 4800억 원으로 두산건설에 3000억 원 지원하고 나면 관련 부담은 거의 정리될 것으로 추정됐다. 두산건설은 그 전해 말에 5000억 원을 상각하며 대규모 적자를 냈고 모회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이 경직되고 두산중공업은 급히 채권단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됐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2007년 11월엔 장중 한때 19만 원이 넘었다가 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아울러 이달 8일 기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1362만212주(5.38%)로 줄었다. 경영난 해소 방안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상당수 직원이 명예퇴직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투자 손실에 직면한 직원들은 구조조정 현실까지 직면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2차 명예퇴직에 이어 일부 휴업을 계획하고 있다. 15일 명예퇴직 신청 마감 결과를 보고 휴업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명예퇴직 신청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두산그룹 자구안 실행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안정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3700억 원 순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명예퇴직 관련 비용 1380억 원으로 추산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금융비용이 더 치솟았다.

외화환산손실이 작년 4분기 297억 원에서 958억 원으로, 파생상품평가손실이 990억 원에서 3126억 원으로 커졌다.

두산밥캣 주식과 관련해 증권사들과 맺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두산밥캣 주식이 기준가보다 낮으면 차액을 물어주는 조건인데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했다. 작년 8월에 1년 연장한 것이 악수가 됐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에서 2조4000억 원을 받아 급한 불을 끈 대신 경영정상화를 위한 3조 원 규모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이후 발생한 손실 누적으로 3월 말 유동차입금은 4조700억 원이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조7450억 원을 초과하는 등 계속 기업으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다.

두산그룹은 자구안 세부 내용이나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타워, 두산의 모트롤BG, 산업차량BG 등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채권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반에 걸친 실사가 끝나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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