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해 설립된 대학인 HBCU의 온라인 졸업식 축사에서 “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정상에 선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완전히 노출됐다”며 “책임지는 척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연설 중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공공장소에서 전 대통령이 현 정권을 비판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연설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됐다.
오바마는 또 “세계가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그것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흑인 사회가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음을 언급하며 “이런 재앙은 미국에서 흑인 사회가 역사적으로 직면해 온 잠재적인 불평등과 과중한 부담을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2월 남부 조지아에서 조깅 중이던 흑인 남성이 백인 남성에게 총기로 사살된 사건을 예로 들며 “부당한 대우는 지금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의의 전사가 되어 세계를 바로잡는 데 여러분만큼 안성맞춤인 세대는 없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변화를 일으키려면 서민들이 조직을 만들고, 이념을 공유하는 동지를 늘려 자신들이 본보기가 되어야 함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정권을 저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달 8일 전 정권 스태프들과의 비공식 전화 회의에서도 트럼프 정권의 코로나19 대책을 “대참사”라고 혹평했다.
오바마 연설 직후 백악관은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없는 바이러스 대응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