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명 이상이 사망한 르완다 대학살의 배후 펠리시앙 카부가(84)가 체포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0분께 파리 인근 한 아파트에서 카부가가 체포됐다. 도피 25년 만이다.
카부가는 1994년 르완다 대학살의 배후로 여겨지는 인물로 대학살 과정에서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에서 25년간 지명수배를 받아온 카부가는 체포될 때까지 위조된 신분으로 살아왔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벌어진 역사상 가장 잔혹한 범죄 중 하나로 르완다 다수족인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시작된 대학살이다. 100일 만에 투치족 80만명과 온건 후투족 수만명이 희생당했다.
이와 같은 사연은 지난 3월 방송된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도 전파를 탔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르완다 청년 3인방은 “대학살로 아버지를 잃었다. 많은 이모와 삼촌들도 잃었다”라며 “가족이 30명이 넘었는데 이젠 5명만 남았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그들은 한국의 전쟁기념관을 찾아 “우리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라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함께했다. 르완다는 대학살을 추모하며 매월 4월 7일부터 100일 동안 추모 기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부가는 파리 항소법원을 거쳐 추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심판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