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당분간 현 수준 유지할 것"

입력 2008-10-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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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요인보다 금융시장 영향 커져

올 상반기 한국경제를 짓눌렀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8월31일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와 브렌트유는 80달러 이하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커지면서 유가 변동폭도 커지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가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16달러 급락한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8월31일 배럴당 68.19달러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보름만에 최저치다.

특히 종가기준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 7월4일의 배럴당 140.7달러에 비해 51.3%가 급락한 것이다.

WTI 역시 이날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선물가격은 배럴당 74.54달러로, 지난해 8월31일 이후 처음올 7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70.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월평균 가격이 130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에 비해서는 무려 50달러가 빠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융시장과 함께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50달러까지 내려간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라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석유수요가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 전통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미치던 계절적 요인은 현 상황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 위축으로 석유수요 감소로 이어져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구제금융 조치 등 달러화 약세로 인해 유가 상승요인도 존재한다"며 "최근의 하락세는 심리적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올해 상반기처럼 100달러 이상 유가가 상승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유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며 "앞으로 배럴당 80달러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다음달 8일 유가 급락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는 큰 변수로 떠오르기 힘들 전망이다. 이 회의에서 산유국들은 유가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감산으로가지 이어질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OPEC 긴급총회에서 석유감산을 합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하지 않아 시장에 준 영향은 미비했기 때문이다.

한 석유시장 전문가는 "현재의 유가 하락이 수요침체에서 왔다기 보다는 금융위기로 인한 시장혼란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며 "OPEC 국가들이 감산을 통해 유가가 오를 경우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줘 다시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가하락은 국내 기업에게는 원유도입 단가가 낮아지면서 기업의 비용부담이 감소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되는 등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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