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뮤지엄은 19일부터 12월 27일까지 듣는 경험과 보는 것을 통해 감성을 확장하는 공감각적 기획 전시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세계적인 작가 13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관객주도형 퍼포먼스, 인터랙티브 라이트 아트, 비주얼 뮤직 등 사운드&비주얼 아트 작품 22점을 소개한다.
특히 기존 두 층의 전시실과 더불어 작품 및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한 공간들까지 함께 공개하며 디뮤지엄 개관 이래 최대 규모로 개막한다.
전시는 듣고 보는 경험을 소리, 빛, 공간 등 다양한 감각이 결합된 작품으로 선보인다. 관객은 이러한 작품을 눈, 귀, 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각자에게 전달되는 신체와 감정적 자극을 실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기획됐다. 총 3개 층에 걸친 13개의 독립된 공간에서 11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온전한 집중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새롭게 발견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점차 온몸을 이용해 이미지와 공간을 듣는다.
M1 전시장에 들어서면 차분한 빛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수백 개의 작은 스피커들을 통해 송출되는 세밀하고 맑은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게 된다. 로빈 미나드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인데, 세말한 소리가 담긴 작은 원형의 피에조(Piezo) 스피커 수백 개를 사용해 식물이 성장하는 듯한 유기적인 형상을 벽에 심었다.
실내악 작곡가 출신 다비드 헬비히의 '당신을 위한 소리무대에서(Make No Music)'은 관람객이 주체적으로 헬비히의 손짓을 따라하는 체험 공간이다. 헬비히의 지휘에 맞춰 귀를 손으로 막았다가 풀기를 반복하면, 왠지 '테크노'가 들리는 듯하다.
관객은 랩212(Lab212)에서 진정한 공연자로 거듭난다. 천장과 바닥을 가로지르는 파란 빛의 줄을 손끝으로 살짝 터치하니, 그랜드 피아노에서 프랑스 작곡가 루이 와린스키가 디자인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수 개의 파란 빛의 줄을 동시에 튕기면 또 다른 선율이 펼쳐진다.
국내 현대미술가인 박보나는 '코타키나 블루의 비밀을 찾아보며' 섹션을 통해 사운드메이킹의 비하인드 신과 멀티채널 영상 작품을 엮었다. 벽면 뒤에서 들었을 땐 분명히 파도 소리였는데, 반대편 벽면에 가서 영상을 보면 아티스트가 물이 담긴 대야에 기구를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 식이다. 작가는 예술과 여가의 현장에는 항상 노동이 존재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계단으로 이어지는 M2 전시장에선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외부 공간에서도 화사하고 서정적인 작품이 펼쳐진다.
바스쿠와 클르구의 '빛방울을 띄워보며(Hear Me Light)'는 기술에 예술을 입혀 동화적 감성을 자극한다. 과거 샹들리에를 입으로 불어서 끄던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공간인데, 보통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는 샹들리에를 낮게 배치했다. 본래 관람객이 센서에 입김을 불어 조명을 켜고 끄는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설치물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루가 시연하고 관람객은 지켜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양진령 디뮤지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관객 간 거리 2m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40명으로 제한하는 '거리 두기 관람'으로 운영된다"며 "온라인 사전 시간 예약을 통해서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