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미레이트는 약 3만 명의 감원을 검토 중이다. 실현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세계 항공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감원이 된다.
사정을 잘 아는 여러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에미레이트가 향후 글로벌 수요 급감에 대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조직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인력 10만5000명 중 최대 30%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항공 수요 급감에 현금이 고갈된 에미레이트항공은 1분기에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에미레이트항공은 에어버스의 초대형 여객기인 A380의 조기 퇴역도 검토 중이다. 약 두 달 만에 여객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비용과 자원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3월 25일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으나 최근 글로벌 이동제한 조치가 완화하면서 오는 21일 2개월 만에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항공업계의 칼바람은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다. 지난달 영국 브리티시항공이 1만2000명 규모의 해고 방침을 발표했고, 미국의 4대 주요 항공사도 자발적 휴가, 근로시간 단축, 조기 퇴직에 들어간 인력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영업 재개와 국경 봉쇄 해제 등 경제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글로벌 항공 운송 능력의 70%가량이 ‘개점 휴업’ 상태다. 항공사들은 올해 항공 티켓 판매에서만 3140억 달러의 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