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회사인 ‘스위치딘(SwitchDin Pty Limited)’에 베팅하며 태양광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투자 대상으로 태양광 부문을 택한 것이다.
18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스위치딘의 지분 20.26%를 취득했다.
호주에 소재를 둔 스위치딘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제어하는 IT 소프트웨어인 EMS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가상발전소(VPP)에 특화된 업체다.
VPP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산형 에너지자원(DER)을 클라우드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통합하고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쉽게 말해 ESS에 보관된 전력이나 가정마다 절약한 전력 등 분산된 소규모 에너지 자원을 하나로 묶어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VPP를 구축하면 전력 송·배전 부문의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기존의 발전기와 수요 자원 관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비자의 전력 사용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 분야의 성장성도 높다. 시장 조사기관인 P&S 마켓리서치는 VPP 시장이 2023년 약 11억87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VPP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수준 높은 전력 제어 능력과 관리 역량 등 노하우가 필요한 만큼 한화솔루션 역시 VPP 분야의 선두주자인 스위치딘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에 오른 뒤 처음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을 이끌고 있다.
스위치딘 투자로 김 부사장의 태양광 부문 전략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이 기반이 되는 VPP에 투자하면서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DT) 노력에 발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무산됐기는 했으나 지난 2월 이사회에서도 미국 ESS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하는 안건이 보고되면서 태양광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에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투자로 한화솔루션이 셀, 모듈 등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업스트림을 넘어 발전소 운영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까지 확장하며 태양광 사업의 전반에 모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 및 수익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미 올해 이사회에서 미국·유럽 태양광 발전소 투자사업을 위한 출자를 결정하면서 다운스트림까지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스위치딘 투자를 시작으로 한화솔루션은 당분간 태양광 사업 확장을 위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도 1분기 태양광 사업의 선전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2484억 원, 영업이익 159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62%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