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불구…두산 '효자형제', 3년간 1.1조 투자한다

입력 2020-05-18 16:06 수정 2020-05-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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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두산중공업은 경영정상화 위해 뼈깎는 구조조정…400여명 휴업 결단

두산그룹의 알짜 계열사이자 두산중공업의 우량 자회사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3년간 1조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늘어난 규모로 두 회사는 끊임없이 거론되는 매각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회사의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18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올해부터 3년간 총 1조1371억 원을 주요 사업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엔진 부문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ERP시스템 구축 등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년간 5397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두산밥캣 역시 같은 기간 4억8500만 달러(약 5974억 원)를 투자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설비 개선, 양산시설 구축, R&D 설비 구입,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에 대한 개발 비용은 물론 올해 선보일 신모델(R시리즈 신형로더) 및 콤팩트 트랙터, 백호로더 등 신제품 출시에도 일부 투자금액이 투입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올해와 내년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다소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약 300억 원이 늘었으며, 두산밥캣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약 800억원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경영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투자는 집행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서 "물론 과거 중단됐던 투자가 일부 이연된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이번 1분기에도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은 별도 기준으로 59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반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각각 598억 원, 8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영업이익 868억 원을 포함해 1810억 원의 이익을 냈다.

이에 효자 형제들과 달리 두산중공업은 미래에 대한 대비 보다는 당장 경영 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이 지난달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3조 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며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두산중공업이 연말까지 약 400명을 대상으로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휴업 대상자들은 오는 21일부터 연말까지 약 7개월간 업무를 중단하며, 이 기간 평균 임금의 70%를 받는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달에도 명예퇴직도 실시했다.

지난 2월 기술직 및 사무직을 포함한 만45세(75년생) 이상 직원 2700여명 대상으로 1차 명예퇴직 신청을 마감한 결과 650명이 3월부로 퇴직했으며, 지난 15일까지 남은 2000여명을 대상으로 2차 신청을 마감한 결과 100여명이 신청했다. 마감일 이후에도 추가 신청이 이어지고 있어 신청자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재계 전문가들은 그룹 자구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삿밥캣 매각설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두 회사의 위상과 현금 창출력 등이 그룹 내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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