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은 나라 중 하나였고 공격적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빠르게 찾아내야만 했다"면서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모두를 위한 자유’의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전과 위기의 순간, 한국 국민들은 담대한 선택을 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웃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위험한 대상으로 여기고 봉쇄하고 차단하는 대신,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먼저 지켰다"며 "자유롭게 이동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의 자원봉사와 4.15총선 등의 경험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실천하며 방역의 주체가 되어준 국민들 덕분에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정부도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단 검사와 창의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노력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웃의 범위는 국경 너머로까지 확장됐다. 국경을 막지 않고 교류를 계속하는 한편, 형편이 허용하는 대로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비롯한 방역물품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라고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해 일상과 방역이 공존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또 국외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대유행이 여전히 위협적"이라면서 "치료제와 백신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새로운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세계가 위기를 극복하고 그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역 경험을 공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가 코로나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올해 총 1억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 대응과 출입국 정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갈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을 함께 지키기 위해 WHO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서 전 세계에 공평하게 보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세계 백신 면역 연합, 글로벌 펀드, 국제 의약품 구매기구, 국제 백신 연구소에 공여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감염병 혁신 연합에도 기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WHO 국제보건규칙을 비롯한 관련 규범을 빠르게 정비하고 기속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언제라도 올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위기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감염병 관련 정보를 국가 간에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과 협력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20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협력 방안들이 더욱 구체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위기 앞에서 인류는 각자 도생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을 선택해야 한다"며 "위기일수록 세계는 상호 신뢰와 포용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모두를 위한 자유의 가치를 더욱 굳게 공유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위기극복을 앞당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희망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WHA 기조연설은 2004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이 연설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