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경쟁 구도로만 해석하는 시대는 지났다.
온라인을 키우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던 과거와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을 강조하던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에서 진화해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고객을 확대하는 O4O(Online for Offline) 플랫폼까지 도입하며 온ㆍ오프 상생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생활문화기업 LF는 O4O 개념의 ‘LF몰 스토어’의 유통망을 확대한다고 19일 밝혔다. 그간 패션업계는 온라인을 강화하며 온라인 통합몰을 론칭하거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해 왔다. 하지만 가두점 비중이 높은 LF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몰의 상생이 절실했다.
LF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서울 강남권 대표 종합 가두매장인 GS강남타워 종합매장을 ‘LF몰 스토어’로 재단장 오픈했다. LF몰 스토어는 온라인 구매가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고객에게 매장 곳곳에 비치된 태블릿PC를 이용해 LF몰을 이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몰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온라인과 연계한 픽업 서비스 전용 매장도 갖췄다. LF몰 스토어는 LF몰 앱에서 상품을 주문한 후 픽업 요청을 하고 매장에서 제품을 받아볼 수 았는 O4O 전용 매장이다. LF몰 스토어는 기존 오프라인 가두 매장과 달리 헤지스 피즈라인, JSNY, 일꼬르소 등 LF몰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PB) 및 상품을 진열하고 있어 고객은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GS강남타워점을 비롯해 현재 운영 중인 5개의 LF몰 스토어는 리뉴얼 오픈 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7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평균 구매고객 수도 3배가량 증가했다.
LF 측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온라인 사업 강화 전략을 강조하는데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도 함께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다. 장기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변화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 필수라고 판단해 LF몰 스토어를 오픈하게 됐고, 현재는 5개 점포이지만 점진적으로 확대해 내년 말까지 50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지난달 오픈한 7개 유통 계열사를 한데 모은 ‘롯데온(ON)’도 O4O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롯데온은 전국 1만5000여 개 매장이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돼 온ㆍ오프라인 경계 없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단골 매장의 혜택만 모아 보여주는 ‘매장ON’ 코너에서는 매장의 매니저들이 자주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자체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고,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찍어 온라인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도 있다.
롯데의 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LOHB’s)도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른 O4O 플랫폼을 구축했다. 롭스앱을 통해 ‘상품별 판매 매장 찾기’, ‘스마트 리뷰 검색’, ‘스마트 영수증’ 등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올리브영은 올해 초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누릴 수 있는 스마트 스토어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올리브영은 전국 매장 직원들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해 자체 앱 ‘올영EZ’를 통해 고객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강화한다. ‘올영EZ’의 대표 기능은 피부 문진 서비스다. 매장 직원 누구나 고객들의 피부 상태나 고민을 명확하게 상담하고 적합한 상품을 안내할 수 있도록 피부 문진 서비스를 고안했다.
인기 상품 추천 정보도 체계화했다. ‘올영EZ’를 통해 주간, 월간 인기 상품을 즉시 확인하고, 연령대, 성별 등에 따라 인기 상품을 추려 정교한 큐레이션이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상품 상세 정보와 평점, 인근 매장의 재고 여부 등을 고객과 함께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하나둘 문을 닫고, 특히 가두점 중심으로 운영되던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으면서 오프라인 매장 강화가 온라인 강화와 함께 중요해졌다. 온라인 경험이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불편함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돕고, 온라인 경험이 낯선 장년층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쇼핑을 경험하면서 온라인 몰로의 유입을 도와 온ㆍ오프라인 동시에 육성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