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투표 분류기 통신장치 있어"…곤혹스러운 통합당

입력 2020-05-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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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외부연결 안 돼"ㆍ이준석 "지상파 토론 제안"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2일 중앙선관위의 입장문 발표와 달리 '4·15 총선에 사용된 투표지분류기에 통신장치와 QR코드를 읽을 수 있는 스펙트럼 센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2일 중앙선관위의 입장문 발표와 달리 '4·15 총선에 사용된 투표지분류기에 통신장치와 QR코드를 읽을 수 있는 스펙트럼 센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19일 "4·15 총선에 사용된 투표지분류기에 통신장치와 QR코드를 읽을 수 있는 센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총선 투표조작을 재차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지 분류기가 QR코드를 인식하지 못하고 외부 통신망과 연결될 수 없다고 했지만, 개표상황표 등을 볼 때 투표지 분류기가 메인 서버와 통신했음이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보자에 따르면 투표지분류기 운용 장치인 노트북은 투표지를 읽고 분류한 모든 데이터를 훼손과 장애 발생에 대비해 어딘가로 실시간 백업을 했다고 한다"며 "노트북을 검증·확인하면 전송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노트북과 투표지분류기의 데이터가 훼손되기 전에 당국이 물증확보와 수사에 나서고 선관위가 검증·확인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중앙선관위는 12일 보도자료에서 "투표지 분류기는 투표지를 인식하는 광학센서가 있으나 QR코드를 인식하지는 못한다"며 "운용장치(노트북)는 랜카드 제거 후 각급 선관위에 배부되므로 외부통신망과 연결될 수 없고 랜카드가 존재하지 않아 DNS 정보를 입력할 수도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민 의원의 투표지 분류기 의혹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역부족이란 평가다. 민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제보자의 신원은 밝힐 수 없다"고 해 신빙성에 논란을 키웠다. 제보자가 선관위 관련 내부자는 맞느냐는 질문에도 "제보자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사안은 하나도 답할 수 없다"고 했다. 해당 의혹을 선관위에 확인해봤느냐는 질문에는 "크로스체크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선관위는 제기되는 의혹에 '아무 말 잔치' 답변만 내놓고 있다"면서 "미리 이번 의혹을 선관위에 얘기해주는 게 도망갈 논리를 준비할 시간만 줄 수 있어 언론에 먼저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의 계속된 '근거 부족' 주장은 통합당 지도부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통합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직후 부정투표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인천·경기 사전투표 득표율이 소수점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63%대 통합당 36%'로 일치한다는 주장 △투표함 봉인지 서명이 바뀌었다는 주장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1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부정투표 의혹에 대해 "당은 지원하거나 동조할 생각이 없다"며 "저희는 한 달 전에 부정선거 의혹을 끊었다. 당 지도부에서 근거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 의원의 일방적 주장은 '극우 선 긋기'에 나서고 있는 통합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일부 통합당 지지자들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전투표 조작 의혹에 관한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데다 박순자, 김선동, 이언주, 박용찬, 차명진 등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통합당 후보들이 개표 결과에 불복해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 민경욱 의원에게 지상파 방송사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민 의원을 향해 "왜 지상파 출신이 지상파에 판 깔아도 유튜브로만 가시냐"면서 "민경욱 의원님 지상파 방송 토론 프로에서 투표 음모론 관련해서 저랑 토론을 기획했다는데 전화 좀 받아달라"고 했다.

이어 그는 "민경욱 의원님 본인이 과거 지상파 TV와 라디오 메인 토론 프로그램 사회를 보셨으니 방송국 내 여러 가지 구도나 장치 때문에 편파적 진행이나 기획이 어려운 것을 잘 알 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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