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모였지만…노·사·정 입장차

입력 2020-05-20 17:44 수정 2020-05-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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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사·정 책임있는 역할, 사는 노의 이해와 정부 지원, 정은 노사 타협 강조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이 20일 한자리 모여 회의를 하고 고용 유지의 중요성엔 공감했지만 입장차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최단시간 합의 필요성에도 뜻을 같이했지만 각론에서 입장차를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다.

이날 서울에 있는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엔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노동계)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경영계)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정부)이 참석해 경제와 고용 등 위기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계와 정부와 경영계에 역할을, 경영계는 경영 어려움에 대한 이해와 정부의 지원을, 정부는 노사 간 타협에 각각 무게 중심을 둔 발언을 했다.

모두 발언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코로나 위기에 세계 모든 국가가 천문학적 재정 쏟아붓고 있다”며 “정부는 노동자에 대한 직접 재정지원 확대, (지원)기한 연장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 위기 고통 터널은 생각보다 깊어 2, 3차 충격을 예상하며 대화해달라”며 “정부 적극적인 역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과거와 같이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 속에서 불평등 더욱 더 심화됐다”고 꼬집고 “노동자, 서민이 경제 주요 주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 서민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민노총의 입장은 일자리 책임 있게 지켜내는 것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며 경영계의 책임있는 고용을 요구했다.

경영계는 회사 경영의 어려움과 함께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손명식 한국경총회장은 “현 경제 위기에서는 기업외부 요인 따라 시장 수요 자체 사라지면서, 영업 적자 처한 기업들이 막대한 고용유지 비용 감당할 수 없다”며 “유동성 공급 통한 정부 각종 지원책이 확대 시행돼야 하고 임금 대타협 통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고용 유지가 불가능하며,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단 의미로 읽힌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이 본격화하고 경제지표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안 좋다”고 말문을 연 뒤 “회원들이 납득할 수준에서 합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 경제상황과 기업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단 뜻을 내포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위기는 과거와 달리 누구 책임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노사 간 양보와 협력을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노사정은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지만 각각 입장만 고집하면 작은 결실도 없다”며 “다름을 인정하고 절제와 인내의 미덕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업이 위기 극복, 고용 일자리 유지 보호, 사각지대 노동자 보호 등이 중요하다”며 “세가지 과제를 노사정 간 대화, 타협, 양보해 합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재갑 장관은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지원금, 고용 휴직 사각지대 위한 긴급고용안정 지원금 등을 마련했다”며 “정부만으론 충분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이 노사정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사정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 백브리핑에서 ‘경영계는 경영안정, 노동계는 고용안정 입장으로 정부가중재자 입장에서 복안이 있는가’란 질문에 “정부가 지금 미리 방향 제시하는 것 보다 노사정과 논의하면서 조금 조율을 할 것”이라며 “노와 사가 서로 다른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일자리, 일터 지킨다는 기본 방향엔 공감하고 그 원칙 지켜나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지 같이 논의할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또 ‘노사정 논의가 내달 중 합의되는 공감대가 있냐’는 질문엔 “한노총 위원장이 6월 중엔 성과를 내자고 강하게 말하셨다”며 “빠른 시일 내 노력해서 결과를 보자는데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김 한노총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노사정 논의를 최소 내년 최저임금 사회적 논의 시작 전에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한편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사정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노사정위원회 출범 이후 2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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