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아시아나항공 딜]② HDC현산, 인수해도 경영정상화까지 난제 ‘첩첩산중’

입력 2020-05-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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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종합 모빌리티 그룹 도약을 선포했으나, 인수 과정을 비롯해 인수 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 전이와 이종 산업 간 결합 과정에서 해결 과제가 산적해 매각 이후에도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6833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6279.78%로 지난해 말 1387%에서 대폭 확대됐다. 부채비율 급증의 원인은 자본 감소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자본총계는 21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9% 감소했다. 현재 자본잠식률은 81.2%에 달한다. 2분기 중 2000억 원 대 손실을 낼 경우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부채비율이 2064%에 이르며 11%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금호산업과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의 기준 재무제표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이다. 그러나 매각이 진행되는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지표는 급격히 나빠졌다. HDC현산 입장에서는 인수 후 부담이 늘어난 꼴이다.

HDC현산은 1분기 부채비율은 102.1%로 건전하지만, 인수 후 HDC현산은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한다. 또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해야 하는 돈의 이자 부담도 적지 않다. 이밖에도 HDC현산은 지난해 SPA를 체결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직원 고용승계 3년을 약속하는 사항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HDC현산은 계약서 내용에 따라 인력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쇼크가 지속될 경우 재무적 부담은 커지게 된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HDC현산까지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확정될 경우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고려하더라도 증가한 차입금, 느린 항공수요 회복 속도, 리스 부채 및 ABS 관련 부담 등에 따라 HDC현산의 영업가치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수 후 결합 과정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로 꼽힌다. HDC현산은 주택사업을 주로하는 건설사로 항공업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대형 M&A(인수합병) 경험도 전무하다. 각 산업과 사업의 내용,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이종산업간의 결합을 이끄는 PMI(인수후 통합)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PMI는 M&A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작업인데 HDC현산은 대형 M&A 딜을 해본 경험이 없는데다 PMI를 맡고 있는 맥킨지도 대형 항공사 PMI를 해 본 경험이 없다”이라며 “건설사와 항공사의 업종의 특성상 다른점도 많은데다 아시아나항공의 관리가 그동안 취약했기 때문에 통합합 과정도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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