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개미 학습효과? 레버리지ㆍ인버스 거래 ‘반토막’

입력 2020-05-22 16:04 수정 2020-05-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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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거래 규모가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증시 변동성 완화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시장 위축은 지속할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초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매매가 최근 급감했다. 전일 종가 기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거래량은 전월 동기 대비 각각 66.34%, 74.52% 감소했다. ETN(상장지수증권)에서도 98.31%, 36.6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달 투기성 자금이 대거 몰리던 것과는 대조된 모습이다. ETF와 ETN은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해당 시장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거래대금 비중은 70%에 달한다. 동학개미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지난 4월 ETF와 ETN 활동 계좌 수는 연초 대비 각각 3배, 8.51배 급증했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ETP(ETF, ETN) 시장에서 상품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특히 신규투자자의 유입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투기적인 거래 목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버스 상품에서 터져 나온 잇단 잡음과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로 한 달 만에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국제유가가 사상 초유 마이너스를 기록, 일부 원유 관련 인버스 상품 거래가 정지되면서 개인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았다. 이에 정부는 기본예탁금 도입과 신용거래 금지, 온라인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이후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은 꾸준히 감소 중이다. 전일 ETF와 ETN에서 개인투자자는 각각 3억1786만 좌, 2873만 증권을 거래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67.5%, 93.5% 감소한 수치다. 수익률 상위 종목도 원유 관련 종목이 상위권을 대다수 차지한 지난달과 달리 코스닥 관련주가 이름을 올리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ETF 종목 중에는 ‘KBSTAR 코스닥150선물 레버리지’(22.53%), ‘HANARO 코스닥10선물 레버리지’(22.49%),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21.52%)’ 등이 우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ETN 시장에서는 ‘삼성 Cushing 에너지인프라 MLP’(36.20%),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29.65%), ‘삼성 건축자재 테마주’(20.76%)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로 진입 장벽이 높아진 만큼 당분간 시장 위축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케이프투자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방안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는 바람직하고 장기적으로는 건전하고 안정적인 ETF, ETN 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과도하게 높여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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