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물대포 등장에 200여 명 체포”…홍콩보안법 제정 추진 움직임에 또다시 격렬 시위

입력 2020-05-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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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철 명 시위대, 홍콩보안법·국가법 반대 시위에 거리로 나서

▲홍콩 시내 중심가에서 24일 경찰이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시내 중심가에서 24일 경찰이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추진 움직임에 홍콩에서 또다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최루탄과 물대포가 재등장했으며, 200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수천 명의 홍콩 시위대는 전날 오후 홍콩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앞에서 모여 홍콩보안법과 국가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복홍콩 시대혁명”,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완차이 지역까지 행진을 시도했다. 많은 사람이 이번 시위에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쓰고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는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처벌하고 홍콩 시민에 대한 국가안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홍콩보안법 초안이 소개됐다. 이는 홍콩의 시위 활동 및 시민사회를 심각하게 파괴할 수 있으며, 만약 실제로 이 법이 제정·시행될 때는 대규모 시위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오는 27일에는 홍콩 입법회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모독하는 이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국가법 안건을 심의한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은 이날 거리에 나와 “내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게 될지라도 지속해서 싸울 것이고, 국제 사회에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서 이 법을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야당인 피플파워의 탐탁치 부주석은 경찰에 체포됐는데, 끌려가는 와중에도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지는 등 이번 시위는 격화된 양상을 보였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최루 스프레이 등을 쐈으며, 물대포도 동원됐다. 시위대는 이에 대응해 벽돌과 우산, 유리병 등을 던졌다. 경찰 측은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 지역 상점들의 유리창을 깨거나, 폐품 등을 쌓아 불을 지르는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또 시위대의 공격으로 경찰 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0여 명의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침사추이 등지에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콩에서는 내달 4일 ‘6·4 톈안먼 시위’ 기념 집회가 개최된다. 이어 9일에도 작년 6월 9일 시위를 기념해 다시 집회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7월 1일에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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