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물건너간 피마길ㆍ돈화문로11길 '울상'

입력 2020-05-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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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예산 늘어 사업대상서 제외”… 인근 상권 노후화로 침체 우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서울시 ‘창덕궁 앞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에서 피마길과 돈화문로11길이 제외됐다. 기존 사업 대상지는 예정대로 역사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어서 주변 상권의 상대적 노후화가 우려된다.

서울시 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3일 ‘창덕궁 앞 도성 한복판 주요 가로 개선공사’ 대상지에서 피마길과 돈화문로 11길을 제외했다. 돈화문로11길은 낙원상가부터 종로3가역 6번 출구 앞까지 약 200m다. 피마길은 창덕궁 삼거리부터 종로3가역까지 이어진 돈화문로의 상권 일대를 지칭한다.

서울시는 사업계획 변경 이유로 ‘종로구청 요구사항 반영과 현지 여건 변동’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재생실 관계자는 “해당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려는 종로구에서 차로 부분을 판석(판자 모양으로 가공된 편평한 암석) 형태로 요구하면서 공사비가 증가했다”며 “또 주간 공사로 예정돼 있었는데 상권 영향을 우려해 야간 공사로 경찰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공사비와 인건비가 확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피마길과 돈화문로11길 인근 상권은 상대적 노후화로 침체가 우려된다. 이번 사업은 차량 중심도로에서 보행 중심도로로 바꾸고, 길 특성에 맞춘 문화 공간 조성을 추진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상권의 핵심이 보행자 유입인 만큼 정비가 덜된 곳의 소외가 예상된다.

돈화문로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피마길은 그렇다고 쳐도, 돈화문로11길 제외는 의아하다”며 “아무래도 사업지에서 제외된다면 상권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종로 피맛골’은 재개발 이후 재정비를 거친 곳이 수익이 더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종각역 인근 L공인 관계자는 “기존 피맛골 가게 중 정비가 안 된 곳은 환경이 열악하다”며 “정비 된 곳의 수입이 (안 된 곳보다) 더 낫다”고 했다.

서울시는 돈화문로11길 정비와 관련해 “일단 구에서 관리하는 도로이므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토록 하고, 예산이 없다면 내년에 확보해서 추진하는 쪽으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역사·인문재생’을 주제로 창덕궁 앞 돈화문로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업은 총 사업비 170억 원 규모로 지난 2017년 9월부터 시행돼 오는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돈화문로와 서순라길, 낙원상가 하부, 돈화문로10길은 예정대로 도로정비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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