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 속 부실기업은 퇴출시키고 우량기업에 지원을 집중하는 등 무차별 기업지원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기업이 줄어 생산성이 늘어난 점에 비춰볼 때 향후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성과에 따라 세밀하고 효율적인 기업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산업연구원은 25일 내놓은 ‘2009년 세계금융위기 전후 국내기업의 생산성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세계금융위기 당시 대응처럼 생산성이 낮은 저성과기업 내 부실기업의 연명을 방지하면서 성과가 양호한 기업이 경제충격의 장기화로 인해 부실화되거나 퇴출당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경제불황인 세계금융위기 기간 단기적으로 하락했던 국내 기업 생산성은 이후 ‘V자’ 형태로 반등하며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이 평균 생산성은 2014년까지 증가 추세로 전환돼 2009년 대비 약 16% 증가했다.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부실기업의 비중 변화에 주목했다. 세계금융위기 이전 부실기업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7~8년 5.8-5.9%를 차지했으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11년 4.8% 수준까지 하락했다. 2009년 외부감사 대상 퇴출 기업 수는 116개로 급증했다. 2006~2008년 50여 개 수준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제 생산성 반등이 금융위기 충격으로 부실기업 퇴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부실기업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중장기 설비, 인력, 연구개발(R&D)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해 생산성이 둔화될 위험이 크다.
이를 최근과 비교하면 2011년 6.1%였던 저성과기업 내 부실기업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15.1%까지 크게 증가했다. 저성과기업의 평균생산성은 2015년 정점 후 2018년 6% 감소했다. 금융위기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연구원은 “이미 부실기업 비중이 높았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기업 부실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에 대한 무차별적 지원은 저성과기업 내 부실기업 양산과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을 위해 지원 대상 기업 중 기업성과에 따라 세밀하고 효율적인 기업 지원대책, 즉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