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뒤바꾼 시총 순위···언택트ㆍ바이오 ‘약진’

입력 2020-05-25 15:10 수정 2020-05-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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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일상과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 국내 증시의 시총 상위종목 순위도 급변하고 있다. 제약ㆍ바이오, 언택트 관련기업들이 대거 10위권에 올라선 반면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종 기업은 후순위로 밀리는 양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부동의 1ㆍ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들의 순위 변화가 심했다.

지난 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현대모비스가 6위, 포스코가 9위, 삼성물산이 10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5개월 여 사이에 모두 밀려나며 자취를 감췄다.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 역시 지난 22일 종가 기준 10위로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언제든 밀려날 수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 중공업, 철강 등 국내 산업을 이끌던 업종들이 바이오와 IT, 배터리 등 새롭게 떠오르는 업종에 밀리는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말 5위였던 현대차는 10위 자리도 위태롭고 현대모비스는 6위에서 12위로 밀려났으며 포스코는 9위에서 16위로 떨어졌다. 반면 LG화학과 함께 전기차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SDI가 18위에서 7위까지 올라섰고 22위였던 카카오는 지난 주 현대차까지 제치며 9위로 올라선 가운데 8위 자리로 노리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도 25위에서 13위까지 뛰었다. 코로나19 치료제 등의 생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도 올해 상반기 시총이 1~2계단 올라섰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위생용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시총 상승을 견인했다. 코로나19 관련 용품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고, 국내 생활용품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도 더 견고해졌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총 상위에 포진했던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제약ㆍ바이오, 인터넷, 전기차 등 성장주 중심의 기업들로 주도주가 바뀌고 있다”면서 “매출은 35배, 영업이익은 17배 더 큰 현대차를 제치고 카카오가 시가총액 9위로 올라선 사실은 이런 변화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잦아들더라도 전통 제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시총 상위로 치고 올라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 업종의 수요가 일정부분 회복될 수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고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수요 확대 시기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을 제외하면 IT, 바이오, 전기차 등 미래 성장 산업이 포진해 있는데, 시총상위 종목이 성장산업으로 묶인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새 종목이 시총 톱10에 들면 대체로 2년 이상 머무는데, 올해 승기를 잡은 종목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과거와 다른 접근 방식으로 증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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