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나흘째 올라 1240원대에 안착했다. 2개월만에 최고치다. 미중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보안법 문제까지 불거진 탓이다. 역외 위안화(CNH)는 두달만에 7.15위안을 돌파했고, 인민은행 고시환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12위안을 넘어섰다.
대내적으로는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이틀째 매도에 나섰다. 수급적으로도 지난주 네고물량(달러매도)이 소진되면서 롱(달러매수) 수요만 많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안화 환율 상승에 원·달러도 연동했다고 전했다. 당분간 원·달러는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당국 경계감과 미국 경제재개 등 재료로 1250원선에서는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1240.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38.0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은 6.3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40.5/1240.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5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홍콩문제까지 나오면서 위안화가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롱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도 많이 올랐다. 수급적으로도 지난주 수출 네고물량이 많이 나온탓에 오늘은 많지 않았다. 롱에 대한 수요만 많았다”며 “코로나19 신약 임상결과와 관련한 소식도 있었지만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는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다만 1250원에서는 당국 경계감도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홍콩보안법 때문에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안화 환율이 역외에서 7.15위안을 넘겼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화 흐름이 중요할 것 같다. 원·달러도 1250원 부근에서는 당국 관리가 있을 것 같다. 미국 경제재개나, EU 회복 기대감도 있어 1250원 부근에서는 저항을 확인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후 4시20분 현재 달러·엔은 0.09엔(0.08%) 오른 107.70엔을, 유로·달러는 0.0031달러(0.28%) 내린 1.087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6위안(0.07%) 상승한 7.1539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7.1585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환율도 0.0270위안(0.38%) 급등한 7.1209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2월28일 7.1209위안 이후 12년3개월만에 최고(절하)치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4.47포인트(1.24%) 급등한 1994.60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406억8700만원어치를 매도해 이틀째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