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그룹 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사업 업무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 1위인 신한금융과 3위 하나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선두를 다투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시절부터 해외 전진기지를 빠르게 구축,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고 신한금융은 일본,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바탕으로 현지화에 성공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협력해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노하우도 공유할 경우 불필요한 과당경쟁 대신 상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금융그룹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해외사업부문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 MOU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갈 방침이다.
무엇보다 김 회장과 조 회장이 손을 잡았다는 점이 이번 협약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김 회장과 조 회장은 과거 같은 지점에서 일한 선후배로 유명하다. 1988년 신한은행 영등포지점에서 당시 김정태 회장은 당좌 담당 수석대리로 일했다. 조용병 회장은 외환 담당 대리였다. 당시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지금도 사석에선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그룹들이 해외 진출과 투자를 추진하면서 특정 지역 쏠림 현상, 국외 네트워크의 현지화 작업 정체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이번 협약으로 앞으로는 경쟁보다 보완·협력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라는 게 두 그룹의 설명이다.
두 그룹은 MOU에 따라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 기회 발굴 및 추진 △각국 규제·이슈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해외 공동 투자·해외 네트워크 조성 등에 나설 계획이다.
조 회장은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두 그룹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도 “이번 협약은 두 그룹이 세계적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