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전날 긴급사태 선언을 전면 해제하면서, 기업들도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다만 경제 정상화는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나 경제 활동이 제한적이어서 소비나 사람의 밀집 등은 평소의 7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위치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체재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25일 오전 8시대 오사카역과 고베·산노미야역 주변의 사람 수는 1주일 전보다 10%가량 증가했다. 오사카부와 효고현은 지난 21일 긴급사태가 해제돼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했으나, 평상시와 비교하면 60~70% 수준에 그친다. 기업들이 아직은 직원들의 출근 전면 해제에 신중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삿포로홀딩스는 긴급사태 선언 기간에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했지만 6월 1일부터는 부서별 출근율을 최대 50%로 늘린 방침이다. 일본IBM은 7월까지 전원 재택근무를 이어가지만, 해제 후 5개월까지는 출근을 주 2 ~ 3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6~8월까지는 외출 자제 경향이 강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경기가 위축돼 소비 심리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도쿄도 등의 단계적인 자숙 요청 완화도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개 도도부현에서의 긴급사태 선언 해제 이후 로드맵의 ‘1단계(박물관·도서관·관중석을 제외한 운동 시설 및 학교 등 해제)’ 동안 소비는 전체의 10% 정도밖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 생산 활동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판매에 대해 “7~9월에 (작년의) 80%”라고 보고 있다. 전년 수준 회복은 연말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업계도 26일 이후부터는 점차 영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나 당분간은 정상적 영업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손님들 간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좌석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의 움직임도 보인다.
비상사태 선언 해제로 일본 경제도 재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직원의 건강과 고객의 감염 위험을 배려하면서 경제활동을 평상시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제한된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 경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