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는 엄마나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종종걸음으로 등굣길에 나선 아이들을 맞느라 분주했다.
이날은 20일 고3에 이어 고2ㆍ중3ㆍ초 1~2학년, 유치원의 2차 등교가 시작됐다. 특히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개인위생 우려가 가장 큰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의 첫 정식 등교가 이뤄졌다.
세륜초 교문 앞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기대와 우려가 가득찼다. 최근 서울·경기·경북 등에 확진자가 발생해 전국 450여 개 학교가 등교를 미루고 소아·청소년 다낭성염증증후군(괴질)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도 보고된 만큼 긴장감도 감돌았다.
교직원들은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도 감염 우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아이들이 올 때마다 교직원들은 손 소독제를 직접 뿌려주며 길을 안내했다. 긴장한 교직원과 달리 아이들은 첫 교실 수업이라는 설렘에 얼굴을 푹 덮은 마스크 사이로 미소가 번졌다.
신나게 교실로 향하는 어린 자녀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준 엄마 이지현(45·가명) 씨는 “불안하긴 하지만 정부를 믿고 보내는 것”이라며 “아이가 전날 책가방에 책을 다 넣어놓고 잠들었을 정도로 등교를 기다리더라”라고 말했다.
불안함도 여전히 컸다. 학부모 여인영(41·가명) 씨는 “주변에서도 다 보내고 아이도 가고 싶어하니 일단 학교에 보냈지만, 사실 등교중지가 옳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고 등교중지가 어렵다면 체험학습 기간을 늘려주거나 원격 수업을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집에서부터 꼼꼼하게 손을 씻고 마스크를 벗지 않고 계속 쓰고 있는 교육을 했는데 학교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잘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륜초는 학생들의 교내 거리두기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세륜초 관계자는 “1학년과 2학년의 동선을 최대한 분리했다”면서 “12시부터 시작하는 40분의 급식시간은 선택제로 운영하고 학생들은 급식을 먹고 가거나 바로 집에 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