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한항공 매각작업에 걸림돌…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입력 2020-05-28 14:41 수정 2020-05-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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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화 부지 개발·수익 어려워…매각가 5000억 원보다 떨어질 가능성

서울시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를 본격화 해, 해당 부지 매각을 통해 자본 확충을 계획했던 대한항공 자구안에 제동이 걸렸다.

대한항공이 매각 속도를 내고 있는 송현동 부지가 공원으로 탈바꿈할 경우 수익 가치가 떨어져 당초 예상했던 가격에 팔 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는 이달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작업에 본격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연내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 조성을 결정하고 2022년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부지의 공원 조성에 적극 나서면서, 이 땅을 팔아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한 대한항공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 부터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게 된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미 지난달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민간 대상 매각을 염두에 두고 시장 분석, 매수 의향자 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송현동 부지가 공원으로 지정되면 민간이 이 땅을 매입해도 다른 개발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최소 5000억~6000억 원으로 책정됐던 부지 가치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향후 매입 가격으로 2000억 원 정도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한항공이 12년 전 부지 매입 가격보다도 1000억 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게다가 서울시는 자체감정평가, 예산확보 등 대금 납부 기한이 최소 2년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빠른 시일 내에 부지 매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지만, 서울시의 개입으로 적정 가격, 매각 시점 등에 모두 변수가 생긴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조 단위 자금을 수혈받고, 특별약정을 통해 자본확충에 박차를 가해야 할 대한항공은 이번 서울시의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실효성 있는 조기 매각을 위해 매각 대상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송현동 매각에 급제동이 걸리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앞서 2008년 경복궁 옆 부지 3만6642㎡(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를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여 호텔 등 복합문화단지 신축을 추진했으나 오랜기간 학습권 침해 등 관련법에 부딪혀 관련 계획은 무산되고 방치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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