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 국내 가전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강한 수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가전 판매가 오프라인 감소분을 메꾸고 있고,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31일 가전업체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냉방가전과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때 이른 더위와 올여름 폭염까지 예보되면서 냉방가전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14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창문형 에어컨, 이동식 에어컨 판매량은 각각 36%, 88% 성장했다. 선풍기, 서큘레이터 판매량도 각각 10%, 29% 늘었고, 제습기는 판매량이 137% 증가했다.
위메프 집계 결과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이동식 에어컨 매출은 19% 늘었다.
티몬에서도 지난 1~27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보다 43% 성장했다. 전월 대비로는 4배 이상 늘었다.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도 늘고 있다. 전자랜드 집계 결과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드럼 세탁기 판매량은 90%, TV와 냉장고는 30%씩 증가했다.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도 판매량이 늘었다.
LG전자는 이달 자사 건조기 국내 전체 판매량 가운데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판매량 비중이 70%에 달했다고 밝혔다. 3월에 50%를 기록한 데 이어 4월 65%, 5월 70%까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전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온라인 시장이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탁기 온라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월 50%, 3월 80%, 4월 60%로 2월부터 4월까지 6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건조기는 같은 기간 각각 210%, 260%, 170% 판매가 증가했고, 의류관리기인 에어드레서는 280%, 520%, 70% 성장했다.
통상 가전제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등 의류케어 가전의 경우 30~40%에 달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돼 오프라인 매출이 부진했으나 온라인 구매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도 가전 판매량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가전 교체 수요 시기를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예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가전판매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예산은 1500억 원에서 4500억 원으로 늘리고, 대상을 현재 냉장고,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 10개 품목에 의류 건조기를 추가해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불거진 e커머스 업체들의 물류센터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가전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됐지만, 직접적인 타격은 미미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이슈로 일부 소형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가 다소 영향을 받을 순 있겠지만, 대형가전을 비롯한 대부분 제품은 오픈마켓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에서 직배송하는 시스템이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