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코로나 사태에 은행 신규 대출 '75조 급증'…연체율 경고등

입력 2020-05-31 10:43 수정 2020-05-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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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과 가계의 신규 은행 대출액이 75조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은행 대출로 연명하면서, 연체율 경고등이 커졌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간 기업과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75조4000억 원 증가했다. 1월 말 기준 877조5000억 원이었던 기업대출이 4월 말 929조2000억 원으로 늘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892조 원에서 915조7000억 원으로 늘면서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

지난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대출 부담도 줄어 대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경기 위축도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같은 기간 경제주체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받은 대출은 16만9000건으로, 자금 규모로는 34조9000억 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주체들의 대출 연체나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대출 증가에 따른 문제가 결국 표면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 2월부터 4월까지 경제주체 중 가계 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3조7000억 원 상당의 신규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 증가액 9조9000억 원에 비하면 2배 이상 수준이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는 지난해 말 부동산 시장 급등과 12·16 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 코로나19에 따른 급전 대출 수요 등이 혼합된 결과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도 21조7000억 원이 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이 경색되면서 대기업도 은행 대출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대기업 자금 시장 경색은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한 배경이기도 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지원하는 대기업 대출 프로그램 외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가 기간산업을 살리겠다는 의도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외출이 뜸해지자, 일상생활의 접점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29조9000억 원이 늘었고, 이중 16조8000억 원이 자영업자 대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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