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내증시에서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연이틀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반등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상승 추세로 돌아섰고 원ㆍ달러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결과 일단 지수는 전날에 이어 상승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오전 10시 5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05포인트(0.67%) 상승한 1215.68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닷새만에 매수세로 전환하며 480억원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주식을 사들이는 양은 적은 편이고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단기 급반등에 따른 차익실현성 매물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이 시각 현재 기관은 이날 2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코스피 반등에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고 개인이 13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 지속과 이를 받아줄 매수주체의 부재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 최근 프로그램 매수세가 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지수선물시장이 해외시장 흐름에 종속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주식시장에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실제 국내증시는 전날 정부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환율 안정과, 6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세에 따라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시장에 중립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낙폭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 반전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중 변동 폭은 5%에 달할 만큼 높은 변동성을 기록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날 지수가 상승 기조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는 기업실적 전망치와 부동산시장 악화에 따른 건설사ㆍ은행의 부실화까지 일부 반영하고 있는 일련의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장참가자들이 쉽사리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다만 각국의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 등 정책공조가 지속되고 있어 신용위기는 정점을 지난 모습이라 향후 실물경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침체와 금융위기까지 동반 부각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평가되지만시장의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외 여건과 관련해 "주 후반 8월 주택가격지수(24일), 9월 기존주택판매실적(25일)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최근 경기흐름을 감안한다면 우호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그동안 증시침체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이 큰 장세를 연출한 학습효과의 결과로 적극적 시장 대응시 자칫 투자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인식과 더불어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한 연기금, 투신 등과 같은 기관의 소극적 대응을 고려할 때 수급여건도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고강도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같은 현상이 현재 제반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추가적인 후속 대책 기대감으로 투자심리 완화에 따른 단기반등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련의 변수들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승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시계를 짧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