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압 못하면 얼간이…체포·추적·10년간 감옥 보내야” 트럼프, 시위 사태에 연일 강경론

입력 2020-06-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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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용한 연방 자산·군대 동원해 폭동·약탈 멈출 것”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숨진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번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 등과의 화상회의에서 “여러분은 제압해야 한다. 제압하지 않으면 시간 낭비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당신을 때려눕힐 것이고, 당신들은 얼간이 무리처럼 보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들 대부분은 약하다”면서 강도 높은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체포를 강력하게 찾고 있으며, 훨씬 더 완강해져야 한다”며 “사람들을 체포하고 추적하고 10년간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폭력 시위와 관련, 진압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며, 모든 가용한 연방 자산과 군대를 폭동과 약탈을 멈추는 데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의 백인 경찰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숨을 쉴 수 없다”는 호소에도 목을 무릎으로 심하게 눌려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미 전역에서는 저항 시위가 확산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과 폭력 시위가 일어났다. 상황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으면서 수많은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동원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흑인 사회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비난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미국 흑인사회·문화 전문가인 은디예 교수는 최근 공영 라디오 프랑스 방송에서 “트럼프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발포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말 그대로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이는 극히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통상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규모 흑인 시위가 벌어질 때 이들에게 진정하고 촉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은디예 교수는 “트럼프는 선거를 앞두고 질서유지라는 이름으로 일부 지지층을 규합하려 한다”면서 “이는 과거 대규모 시위와 비교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시위 격화의 요인은 트럼프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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