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평가받는 자리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SK하이닉스의 인사담당자인 정부호 TL은 면접을 앞둔 지원자들에게 ‘자신감’을 강조한다. 자신감 있는 지원자는 역설적으로 차분하고 덤덤한 모습을 보이고, 이러한 지원자가 긴 여운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정기 채용 시즌을 맞아 최근 뉴스룸에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은 1년 차 신입사원의 취업 후기를 소개했다. 정 TL이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지원자’는 서대권 TL(청주안전팀)과 오동찬 TL(DRAM공정팀)이다.
대학 시절 보건환경을 전공한 서대권 TL은 SK하이닉스에서 안전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공과목 수강은 물론 관련 인턴십을 수료하고, 기업체 안전 트렌드 및 각종 법률 등을 꾸준히 공부했다.
서 TL에게도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 면접관에게 “반도체 클린룸에서 유해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는데, 안전관리자로서 어떠한 지침을 내릴 건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였다. ‘클린룸’이 낯설었던 그는 “클린룸에 들어가 보지 못해 잘 모르겠다. 입사하게 된다면 꼭 배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며 “더 좋은 답변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자책하면서도 “모르는 질문에 거짓으로 답변하기보다는, 모르지만 배워 나가겠다고 솔직하게 답변한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입사 1년차 오동찬 TL은 타 지원자들보다 불리한 비(非)반도체 전공자라는 핸디캡을 안고 면접에 도전했다. 그는 면접에서 가장 잘 답변했던 질문으로 “반도체 지식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꼽았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전공을 살려 품질보증 업무에 기여하겠다”고 답했고, “고객 대응 관련 직무를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또한, 해외 클라이언트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영어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답변에 힘을 실었다. 전공자보다 반도체 지식은 부족해도 본인이 가진 역량으로 충분히 직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오 TL의 이런 답변은 비전공자가 면접에 임하는 태도의 정석으로 평가받는다. 배움에 대한 의지, 이타적인 성향, 조직에 융화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 등 신입사원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갖춰 면접관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인사담당자인 정 TL은 면접 팁으로 기초역량과 솔직함, 당당함 등을 꼽았다. 그는 “SK하이닉스는 기술 회사이다 보니 전공과 관련해 기초 역량을 잘 갖추고 있는지가 최우선”이라면서 “타 지원자들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통찰력(Insight)을 추가로 어필한다면 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면접에서는 자소서를 기반으로 질문하기 때문에 자소서를 거짓 없이 솔직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TL은 “‘면접관’과 ‘지원자’라는 관계는 그날의 일시적인 역할일 뿐이다. 누구도 지원자의 노력을 함부로 쉽게 평가할 자격은 없다”며 당당하게 임하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