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중국기업, 자금마련 속도...‘차이나리스크’ 극복할까

입력 2020-06-02 16:08 수정 2020-06-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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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생산 재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구체적인 자금사용 목적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중국 기업 불신을 의미하는 이른바 ‘차이나리스크’를 해소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로스웰은 한화 148억5120만원(12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상장 후 첫 발행하는 전환사채로, 로스웰이 위치한 홍콩에서 발행된다. 로스웰은 양주보싱, 강소로스웰, 베이징로스웰 등 비상장 법인 세 곳을 모두 중국에 두고 있다. 이처럼 국내 상장된 대다수 중국 기업은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본토에서 사업회사를 운영하곤 한다.

회사 측은 “해당 자금을 활용해 신제품 차량용 UV LED 전자살균기의 전 세계 총대리권 위임의 보증금, 중국 내 자회사인 강소로스웰의 차량용 UV LED 전자살균기의 생산 및 마케팅 등 신사업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다수 중국 기업들이 자금 조달, 신규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GRT는 자회사 강소혜지신재료과기유한공사의 신규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219억5670만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자기자본 대비 51.83%에 달하는 규모다. GRT는 해외 상장을 목적으로 설립된 홍콩 지주회사로, 중국 강음시에 설립된 강음통리광전과학기술유한공사를 실질적 자회사로 두고 있다.

중국에서 농기계 사업을 영위하는 골든센츄리 역시 상장 후 첫 전환사채 발행이 나선다. 지난달 20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대상자는 에버리치파트너스, 그로우스앤밸류파트너스 등 국내 법인이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으로 디지털용문가공센터 4개, 디지털세척기 5개 등 구체적인 설비 구매 계획을 덧붙이기도 했다.

현지에서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는 오가닉티코스메틱도 대규모 자금조달을 진행했다. 지난달 14일 247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123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마무리했다. 회사 측은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 및 이에 부수되는 통상적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발행했다고 설명한다.

최근 현지 기업들이 잇따라 생산투자 소식을 알리면서 중국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친 후 경제 활동 정상화에 집중하면서 생산 부문부터 회복 신호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상해종합지수도 빠르게 반등했다.

이와 달리 국내 상장된 대다수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증시 저점을 찍기 전인 3월 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나타낸다. 앞서 2011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던 중국 섬유기업 고섬이 분식회계로 상장 폐지된 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정보 불투명성을 지적하는 이른바 ‘차이나리스크’가 대두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용도는 사업 확장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코로나19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경제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중국 기업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으며, 기업 경영 투명성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계속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면서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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