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노믹스 빅뱅] 코로나發 '데이터 경제' …은행, 유료데이터 선점 총력전

입력 2020-06-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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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자사 고객 빅데이터 분석 집중…하반기, '마이데이터' 비즈니스 모델 발굴

은행권이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고객상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텍스트와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고도화된 기술로 학습시켜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디지털 금융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전념한다. 오는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 개인의 가명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데이터 활용, 지식제공 플랫폼 고도화=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지식제공 플랫폼인 KB STA(state of the art text analytics, 가칭) 출시할 계획이다. 데이터 분석기반 자연어처리를 하는 플랫폼이다. 6개월에 걸쳐 KB국민은행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정리 고도화했다. 단순한 텍스트를 분석해 의미 있는 답변을 전달한다. 이 플랫폼은 향후 영업점에서 지식제공 엔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창구나 고객센터에 적용할 경우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 예컨대 특정 단어나 문장을 넣으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답변을 제공하는 식이다.

윤진수 KB데이터 데이터전략본부장은 “그동안 은행에 축적된 데이터를 정리해 만든 지식제공 플랫폼”이라며 “외부 힘을 빌리지 않고 KB 내부 디지털 인력을 활용해 개발했고, 내부적으로 모든 개발과 보고를 완료했고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데이터 딥러닝을 활용해 실제 업무 효율화에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선보인 AI음성봇 ‘쏠리’는 고객 전화 문의를 즉각 응대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AI음성봇의 도입으로 상담 연결시간은 기존 2~3분에서 40초 정도로 단축됐다. 쏠리 개발에도 그동안 축적된 신한은행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신한은행은 추후 녹취 분석 시스템과 AI상담으로 축적된 데이터 등을 통해 AI와 IoT, 클라우드 등을 결합한 상담센터 ‘AI컨택트센터’를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담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손님빅데이터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그룹 디지털 비전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지털(Digital for Better Life)’을 새롭게 선포하고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이끄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톱다운 방식으로 빠르게 데이터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하반기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 치열 = 은행들은 하반기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개정된 신용정보법 시행으로 금융지주 계열사가 복수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될 수도 있어 금융권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마감된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사전 수요조사에 KB국민, 하나, 우리, IBK기업, NH농협은행 등 대부분 시중은행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위는 사전 수요조사서를 제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오는 6~7월 허가 설명회와 예비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기업들은 이름과 주민번호 등을 삭제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정보를 완전히 ‘가명’처리하면 당사자 동의 없이 제 3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의 정보관리를 돕고 맞춤형 상품 추천, 금융상품 자문 등을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오는 8월 시행 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한은행은 ‘My 자산’ 서비스를, 신한카드는 ‘페이팬(PayFan) 소비관리’를 시작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에는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데이터 기반 자문 및 판매 서비스업’을 시작하면서 금융데이터 거래소를 이끌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경쟁력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증권과 함께 마이데이터 각 분야의 핵심 역량 검토를 마무리하고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까지 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0일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했다. 해당 TFT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전략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 도출,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인프라 구축, 내부통제 등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수행하게 된다.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 등 임원 6명을 포함해 20개 부서에서 총 33명이 참여한다.

농협은행은 이달 말 개인의 금융 생활을 분석하는 서비스와 차량 데이터 연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농업특화 데이터거래소와 농업특화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하나은행도 외부 컨설팅 업체와 함께 지주 차원의 마이데이터 사업전략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에 전사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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