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규모 공급 계획을 밝힌 이후 용산지역 경매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소재 건물면적 29㎡, 대지면적 46㎡ 단독주택의 경매 입찰에 45명이 응찰했다.
이 주택 감정가(최저가)는 6억688만6000원에 책정됐지만, 응찰자가 대거 몰리며 12억1389만2000원에 최종 낙찰됐다. 2위와 3위 응찰가액은 각각 12억1105만 원과 11억2100만 원으로 감정가의 2배를 넘겼다.
이 단독주택은 재개발 추진 중인 ‘신용산역 북측 1구역’에 있다. 1980년대에 단층으로 지어진 낡은 건물로,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경매 진행된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 지상 3층짜리 근린주택도 42명이 응찰하면서 감정가(9억143만1950만 원)보다 높은 14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용산 부동산 경매 열기는 정부의 용산역 정비창 부지 개발 발표로 주변 지역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진데다 경매로 취득한 부동산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폭증한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서울 용산역 정비창 부지를 개발해 아파트 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용산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 20일부터 용산 일대 재개발·재건축 단지 13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신용산역 북측 1구역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하지만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는 특례를 적용받아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와 달리 경매는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많은 응찰자와 높은 낙찰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