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이산화탄소 ‘고부가가치 물질’ 전환 단초 찾았다

입력 2020-06-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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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송학현박사과정, 오지훈 교수, 탄잉촨 박사후 연구원, 이범려석사과정 (카이스트 제공)
▲(왼쪽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송학현박사과정, 오지훈 교수, 탄잉촨 박사후 연구원, 이범려석사과정 (카이스트 제공)
▲촉매 층의 구조, 이산화탄소 공급 농도, 이산화탄소 공급 유량에 따른 촉매 층 내부 이산화탄소 농도 제어 방법을 나타내는 모식도 및 촉매 층 내부 이산화탄소 농도와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  (카이스트 제공)
▲촉매 층의 구조, 이산화탄소 공급 농도, 이산화탄소 공급 유량에 따른 촉매 층 내부 이산화탄소 농도 제어 방법을 나타내는 모식도 및 촉매 층 내부 이산화탄소 농도와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 (카이스트 제공)

국내 연구진이 지구온난화의 주범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이나 에탄올, 프로판올과 같이 산업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지닌 다탄소화합물로의 효율적 전환이 가능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

이산화탄소 농도조절만을 통해 다탄소화합물 선택도를 크게 높인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이나 살균, 소독용이나 바이오 연료로 사용되는 에탄올, 화장품과 치과용 로션이나 살균·살충제에 사용되는 프로판올 등을 생산하는 기존 석유화학산업의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KAIST(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오지훈 교수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전기화학 환원 반응 시, 값싼 중성 전해물(전해질)에서도 다탄소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오 교수 연구팀은 중성 전해물을 사용해 구리(Cu)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한 결과 기존 공정과 비교해 각각 이산화탄소 전환율은 5.9%에서 22.6%로, 다탄소화합물 선택도는 25.4%에서 약 62%까지 대폭 높아진 공정과 촉매 층 구조를 개발했다.

탄잉촨 박사 후 연구원과 이범려 석사과정이 제1저자, 송학현 박사과정 학생이 제2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셀프레스(Cell press)에서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줄(Joule)' 5월호에서 편집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특집논문으로 게재됐다.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이기 위해 이를 고부가가치의 물질로 전환하는 연구가 최근 들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전기화학적으로 환원 반응시키면 수소, 일산화탄소, 메탄 등 다양한 물질이 동시에 생성되는데, 그 중 2개 이상의 탄소로 구성된 다탄소화합물이 산업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연구는 탄소화합물의 선택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알칼리성 전해물에 의존해 새로운 촉매 개발에 집중해왔다. 다만 알칼리성 전해물은 부식성과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적용한 기존 공정은 유지비용이 비싸고, 촉매 전극의 수명도 짧다는 단점이 있다.

오 교수 연구팀은 기존과 달리 역발상적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구리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오히려 감소시켰는데 성능이 떨어진다고 여겨왔던 중성 전해물에서도 기존에 보고된 연구 성과를 뛰어넘는 고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중성 전해물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된 전극은 놀랍게도 10시간이 넘도록 일정하게 높은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와 생성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한 이산화탄소의 물질이동 모사 모델의 결과를 활용해 구리 촉매 층의 구조와 이산화탄소 공급 농도, 유량을 제어한 결과,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 결과 내부의 농도가 최적일 때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 교수는 "연구팀이 발견한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 간의 관계는 그동안 촉매 특성에 치우쳐있던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산업적 활용에서 공정 유지비용 절감은 물론 촉매 전극 수명 연장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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