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오파’ SNK, 고배당 정책...대주주 배불리기 논란

입력 2020-06-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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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오브 파이터즈’로 알려진 SNK가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고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과반 넘게 지분을 보유한 중국계 대주주에게 자금을 지원하려고 무리한 ‘폭탄 배당’을 실시한 게 아니냐는 시장의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NK는 1주당 3332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1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19.8%로, 총 배당금은 684억 원에 달한다. 고배당 발표에 주가 역시 급등해 다음날 상한가로 급등했고, 3일 장중 19.68%를 찍기도 했다.

이번 배당은 SNK가 지난해 5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후 실시하는 첫 배당이다. 통상 고배당 정책은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SNK에는 대주주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실적 대비 과도한 배당을 책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쏠리고 있다. 배당금 총액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어서다.

7월 결산법인인 SNK는 지난 반기(2019년 7월 31일~2020년 1월 31일) 영업이익 13억2583만 엔(한화 14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2018년 7월 31일~2019년 7월 31일)에는 영업이익 45억1234만 엔(한화 505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간 사업으로 벌어들인 소득보다 배당지출이 더 커지는 셈이다.

SNK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시행하게 됐다”며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배당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고배당 정책의 수혜는 과반 이상 중국 대주주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현재 SNK의 최대주주는 홍콩에 있는 ZUIKAKU(즈이카쿠)로 지분 33.16%를 보유하고 있다. ZUIKAKU는 갈지휘 SNK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이어 중국 게임회사 Perfect World Co., Ltd.(퍼펙트월드)가 18.23%, RONSEN (H.K.) CO., LIMITED (론센)이 11.48%를 갖고 있다. 이들 중국계 자본이 보유한 SNK 지분은 총 62.87%에 달한다. 단순 계산하면 배당금 중 약 430억 원이 중국계 대주주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반면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1월 31일 기준으로 전체 주식의 21.55%에 불과하다. 고배당 정책에도 실제 시장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NK 본사는 일본에 있지만, 중국 자본이 인수해 운영하는 사실상 중국계 회사”라며 “실제 수혜가 갈지휘 대표 법인에 대거 돌아가는 만큼 해당 법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무리한 배당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NK의 배당기준일은 오는 16일이다. 통상 이틀 전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기준일 다음 날은 주식을 사더라도 배당받을 권리가 없어 주가가 내려가는 배당락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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