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美에 '한국전쟁 70주년' 감사 서한 전달

입력 2020-06-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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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명의로 상ㆍ하원 135인에 발송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한국전쟁 70주년이자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허창수<사진> 회장 명의로 미국 공화당 척 그래슬리 의원(상원), 케빈 맥카시 의원(하원), 민주당 버니 샌더스(상원), 낸시 펠로시 의장(하원) 등 상ㆍ하원 135인에게 감사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서한에서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미국 국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인 지금 강철과 같은 한-미동맹으로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ㆍ시장경제체제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기념비에는 '대가 없는 자유는 없다(Freedom is not Free)'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며 “179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젊은 청년들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와서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으며 싸워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희생으로 다진 귀중한 자유 위에서 한국은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전쟁 뒤 상흔을 생생히 목도한 입장에서, 경제 개념조차 없던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도 미치지 못했던 한국이 3만 불 클럽에 가입한 경제 대국으로 탈바꿈한 오늘이 아직도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허 회장은 양국의 경제적 동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교역액 기준 한국은 미국의 6대 교역국, 미국은 한국의 2대 교역국이다. 1970년 10억 달러였던 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약 1400억 달러로 커졌다. 미국의 무상원조를 받던 한국의 대(對)미 역대 누적투자는 1208억 달러로 미국의 대(對)한국 누적투자금액인 840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허 회장은 “미국에 무상원조를 받던 나라가 미국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며,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GS 등 한국기업이 이제는 미국의 기업시민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국전쟁 전후 미국 의회의 구체적 업적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1950년 81대 미국 의회는 한국전쟁 당시 물자 등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국방물자생산법’을 제정했다.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대통령에게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허창수 회장은 "이 법이 없었다면 한국의 방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의회의 적극적 역할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2008년에도 미국 내 '한국전쟁전우회'에 '연방정부 승인'을 부여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보훈처와 미 의회 관련 위원회 활동에 전우회의 참여가 가능해졌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복지 수준도 높였다.

허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국 땅에서 피땀 흘린 미국 용사들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는 미 의회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며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양국 경제협력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아래는 국문판 서한 전문>

저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창수입니다. 전경련은 한국 유일 그리고 최대의 민간 경제단체로서 한국의 자유 시장경제 수호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상공회의소의 파트너로서 한미재계회의라는 협의 채널을 통해 한미 양국 경제협력의 교두보의 역할을 3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단체입니다.

먼저 코로나19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미국민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최첨단 혁신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것이며,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미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 믿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인들이 고통 받는 해이지만, 그 전에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의 해입니다. 강철과도 같은 한미동맹으로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지난 70년간 지켜내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한국 경제계는 70년 전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건넨 도움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연유로 미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님께 대신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美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기념비에는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이 누리고 있는 자유에는 크나큰 대가가 따랐습니다. 179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젊은 청년들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와서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으며 싸우는 대신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장병의 희생으로 다진 그 귀중한 자유 위에서 한국은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한창 바깥에서 뛰놀던 10살 남짓의 제 유년시절은 전쟁 뒤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때였습니다. 말 그대로 그 시절 대한민국은 폐허였으며, 경제라는 개념조차 없을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전후 한국경제는 미국의 적극적인 원조를 바탕으로 신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도 미치지 못했던 한국이 3만 불 클럽에 가입한 경제 대국으로 탈바꿈한 오늘이 저는 아직도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미국의 6대 교역국으로서 1970년 10억 불에 그치던 양국 교역 규모는 2019년 약 1,400억 불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무상원조를 받던 한국의 對미국 역대 누적투자는 1208억 달러에 이르며, 미국의 對한국 누적투자금액인 84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미국에 무상원조를 받던 나라가 어느덧 미국 FDI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GS 등 한국기업이 글로벌기업이 되어 미국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제는 미국의 기업시민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어림없었던 일입니다. 한국 경제계는 미국민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늘 감사함을 전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특별히 올해 미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님께 뜻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은 데에는 의회가 한국전쟁을 전후로 하여 주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1950년 81대 美 의회는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 of 1950)’을 제정해 한국전쟁 지원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동 법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대통령에게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해당 법이 없었다면 한국의 방위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현재 이 법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서도 잘 쓰이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한국 경제 부흥의 지대한 역할을 했던 미국의 경제 원조 또한 미 의회의 승인으로 가능했다는 것을 압니다. 미국의 무상 원조 금액은 1945년부터 1990년대까지 총 55억 달러에 이릅니다. 1953년 한국의 국민소득에서 대외 경제 원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여러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무상원조를 승인한 미 의회의 결정은 매우 현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08년 미 의회가 미국 내 ‘한국전쟁전우회(The War Veterans Association)'에 ‘연방정부 승인(Federal Charter)'을 부여하는 법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보훈처와 미 의회 관련 위원회 활동에도 한국전쟁전우회의 참여가 가능해졌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복지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땅에서 피땀 흘린 미국 용사들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는 미 의회에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경련은 10여 년 동안 한미동맹에 대한 감사 행사를 진행해온 바 있습니다. 작년에는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서울 전경련 회관에 모시고 감사연회를 베풀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오셨던 필립 D. 셔틀러 前해군중장은 “내가 알던 한국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한국 경제의 발전에 놀라움을 표하셨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양국 경제협력에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전쟁 직전 맥아더 장군은 “나는 캘리포니아와 내 조국을 지키듯 한국을 지키겠다”고 선언하신 바 있습니다. 맥아더 장군, 워커 장군, 리지웨이 장군, 벤플리트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미국 장병들의 한국땅에서 바친 희생과 헌신은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한미동맹과 양국경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다시 한 번 미국민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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