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5일만 전구간 약세, 외인 선물 대량매도+단순매입 깐깐한 한은

입력 2020-06-03 17:55 수정 2020-06-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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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약세폭 가장 커..3차 추경안 알려진 재료..외인·한은 주목하며 등락, 스팁에 무게

채권시장은 5거래일만에 전구간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10년물 약세폭이 가장 컸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대량매도에 나선데다, 한국은행이 국고채 단순매입과 관련해 깐깐한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장중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추가 국채 발행물량을 발표한 가운데 이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미 지난주말부터 3차 추경에 대한 루머가 채권시장에 돌았고, 전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3차 추경 물량이 35조3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전날 장막판 국채선물 급반등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40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이 많았다는 점에서 되레 물량이 적다는 안도감을 줬기 때문이다.

시장 반전은 한은 입장이 나오면서 부터다. 실제 한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시장 금리도) 별로 안올라 2~3bp 정도”라며 “(국고채 단순매입을) 하냐 안하느냐 한다면 이 순간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3차 추경물량이 발표된 만큼 당장 오늘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런 기대와 달리 한은이 깐깐한 입장을 내놓자 분위기가 반전해 공황상태로까지 갔다고 밝혔다. 한은 단순매입과 관련해서는 장막판까지 루머가 돌았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외국인 움직임도 매도로 돌변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움직임과 한은의 단순매입 발표 여부를 주목하며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외 여건이 위험선호와 커브 스팁이라는 점에서 국내 분위기도 이와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3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2.0bp 상승한 0.785%를, 국고3년물은 1.5bp 오른 0.866%를, 국고5년물은 2.3bp 올라 1.150%를 기록했다. 국고10년물도 4.8bp 상승한 1.426%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20년물과 30년물, 50년물은 1.3bp씩 올라 각각 1.546%, 1.585%, 1.585%를 보였다. 국고10년 물가채 또한 4.5bp 오른 1.150%를 나타냈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36.6bp까지 벌어져 3월25일 38.1bp 이후 2개월10일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10-3년간 금리차는 3.3bp 확대된 56.0bp를 보였다. 국고10년 지표물과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3bp 상승한 27.6bp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6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4틱 하락한 111.9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12.12, 저점은 111.98로 장중변동폭은 14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226계약 줄어든 36만4461계약을, 거래량은 1만7787계약 감소한 14만2295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39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5140계약을 순매도해 7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3월6일부터 17일까지 기록한 8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3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은행은 3386계약을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했고, 금융투자도 2343계약을 순매수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72틱 떨어진 133.23을 기록했다. 장중 고가는 134.03, 저가는 133.06으로 장중변동폭은 97틱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28일(163틱) 이후 최대폭이다.

미결제는 6469계약 감소한 14만4909계약을 보였다. 반면, 거래량은 110계약 증가한 8만7088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2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60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260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던 3월13일 1만2136계약 순매도 이후 3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반면, 금융투자는 6857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직전 최대 순매수는 3월18일 보인 6553계약 순매수였다. 은행도 1322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에 나섰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과 10선 각각 저평 1틱씩을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없었다.

▲국채선물 장중 흐름.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국채선물 장중 흐름.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원화채권은 소폭 약세로 출발했다. 전일 강세가 과도하다는 인식과 외국인 선물매도로 금리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장중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나오면서 잠시 되돌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뉴스가 혼재하면서 시장은 매도로 급격히 전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스탠스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 매도로 전환되는 양상이라, 한은 단순매입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금리 향방은 다소 불투명해졌다. 최근 글로벌 움직임이 위험자산 선호 및 커브 스팁이라는 점에서 국내시장도 큰 방향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복수의 증권사 채권딜러들은 “오전에 나온 추경안은 이미 알던 재료였다. 문제는 장기물 포지션이 상당량 늘어난 상태에서 한은이 단순매입을 해주느냐가 관심사였다. (추경에 따른 추가 국채 발행 물량을) 시장이 자체적으로 소화하기엔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라 한은 개입을 당연히 봤던 것 같은데 한은이 생각보다 깐깐하게 나오니 시장이 약간 공황상태로 간 것 같다. 여기에 외국인 선물 매도까지 나오자 약세폭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장막판엔 한은이 단순매입 발표를 오늘 오후 4시반이나 내일 오후 4시반에 한다는 루머도 돌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내일도 한은이 단순매입을 발표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 같다. 규모도 이전에 했던 1조5000억원 이상일지 아닐지도 관심이 높다”며 “외국인 선물 매매 역시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번주 3년물과 30년물 입찰로 시장 분위기가 다소 무거웠던 가운데 어느 정도 선반영된 추경과 적자국채 규모 발표까지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후 한은의 미온적 반응과 외국인의 지속된 선물매도로 국채선물 기준 저가수준 정도에서 마감했다. 10년물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했다”며 “어제 장마감 직전 (국채선물 기준) 급등하며 생긴 고평도 다시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국인 선물 대량매도가 지속될지 여부와 한은 단순매입 관련 추가 대응 정도에 따라 방향성이 좌우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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