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카타르 대규모 수주…2004년 '원화강세' 재현될까

입력 2020-06-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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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이 지난 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하를 받으며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의 LNG선 슬롯 예약 약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이 지난 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하를 받으며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의 LNG선 슬롯 예약 약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3사가 최근 카타르와 맺은 23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가 향후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장기간 프로젝트인 만큼 환율 위험 대비 차원에서 대규모 선물환 매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2004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현대차증권은 8일 '2004년 데자뷰, LNG선 수주 영향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선 3사의 카타르 LNG선 수주가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16년 전과 비교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사는 지난 1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100척이 넘는 23조 원 규모의 LNG선 건조슬롯(도크) 확보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이 대규모 LNG선 확보를 성사시켰던 2004년 상황과 같은 환율 하락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앞서 3사는 2004년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과 98척의 도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계약 이후 실제 LNG선이 순차적으로 발주된 2007년까지 1100원대였던 환율이 900원 수준까지 급락했다.

조선업 특성상 선박 건조 이후 인도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조선사들은 수년 뒤 받게 되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선물환 매도에 나선다.

현대차증권은 "당시 조선업 호황과 함께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선물환율이 현물환율을 밑도는 환율 스왑레이트 역전이 고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물환율 역전은 달러를 싸게 사려는 재정거래에 따른 투자자금 유입으로 이어져 현물환율을 하락시키면서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29일 1238.5원이었던 원ㆍ달러 환율은 국내 조선사가 카타르와 계약을 체결한 지난 1일 13.5원이 떨어진 이후 내림세를 보이다 지난 5일에는 3월12일 이후 최저치(1207.1원 마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대규모 수주는 2004년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계약은 2027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일 뿐 아니라, 도크 계약이 실제 발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기에 관련 달러 물량이 분산돼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원ㆍ달러 환율에 수급 요인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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