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장심사에 출석했다.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다 1년 수감생활 후 풀려난 이 부회장은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부회장과 옛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69)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략팀장(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날 오전 10시 01분께 호송 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불법 합병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으신가', '하급자들 수사 과정에서 보고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는데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이신가', '영장심사 받는 심경 어떠신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최 전 미래전략실장, 김 전 전략팀장은 각각 10시 04분, 10시 06분께 도착해 '사전에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느냐', '혐의 여전히 부인하느냐' 등 취재진 물음에 답변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목적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물산 합병 결의 이후 주식매수청구권(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회사에 팔 수 있는 권리) 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5년 7~8월 제일모직의 호재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공개하고, 대량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띄운 것으로 보고 이 부회장 등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의혹도 고의적 '분식회계'로 보고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