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초ㆍ중ㆍ고등학교가 8일 등교 수업을 시작한 가운데 지역감염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학교현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늘어난 학생만큼 빈틈없는 '교내 방역'과 '수업 내실화'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사들은 방역과 교육 두 가지를 다 하려다 보니 원격 수업만 진행되던 시기보다 오히려 수업의 질은 떨어지고 평가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휘경여중 김현 교사는 “온라인 수업을 할 때는 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각종 방역 업무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면서 “등교하지 않는 학년에 부과되는 업무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 교사는 “특히 중학생들은 등교 시 수행평가 등 각종 시험을 치르는 날이 많지만 등교일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평가가 쉽지 않다”면서 “대면 수업을 시작했지만 온라인 수업을 해야 평가를 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서문여고 고3 담임을 맡은 하현준 교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문여고는 교육부의 수도권 고등학교 등교 인원 3분의 2 제한조치에 따라 격주로 대면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하 교사는 "온·오프라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7교시 가운데 3~5시간 수업을 해야 하는데 쉬는 시간에도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퇴근 후에도 미뤄진 중간고사, 기말고사 준비를 하느라 재택근무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 방역, 학생 관리, 시험 준비까지 교사 생활 22년 만에 이렇게 버거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기 지역 한 고등학교의 교감은 “수도권 학교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라며 "우리 학교는 코로나19가 비껴가기를 바라며 1명의 교사라도 더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중1과 초5~6학년 135만 명이 신학기 시작 이후 99일 만인 등교 개학을 맞았다. 이로써 지난달 20일 고3, 지난달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 이달 3일 고1·중2·초3~4에 이어 이날까지 약 595만 명의 학생들이 모두 등교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