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독일의 한 유조선은 교대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 한 선박을 운항할 수 없다며 운항을 거절했다. 선원들의 해상 근무 계약 기간이 임시 종료되는 16일 이후에는 선박들의 운항 거부 사례가 더욱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입항 거부와 교대난에 따라 많은 선원이 계약 기간보다 몇 달 이상 더 일을 하고 있다. 선원들의 해상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주와 조합, 선장 모두 한목소리로 안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짐 스코어 국제해사연맹(IFSMA) 사무총장은 “해사 규정에 따르면 선원들은 바다에서 11개월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일부는 이미 바다에 15개월이나 있었다”며 “이들 중 일부는 위험이 따를 정도로 피곤하다”고 우려했다.
여행 제한 조치로 해상 무역은 원활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선원들이 하선해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교대하려고 외국의 항구로 이동하는 것이 제한된 탓이다. 많은 선원은 입출국 비자를 받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항공편 운항의 급감 또한 선원들의 이동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전 세계 9만6000여척의 상선에 승선 중인 약 180만 명의 선원들 가운데 5분의 1가량이 이동 제한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달 안전한 선원 교대를 위한 12단계 프로토콜을 발표했지만, 시행은 더딘 상태다. 가이 플래튼 국제해운회의소(ICS) 사무총장은 “해상에서 발이 묶인 선원의 수가 매주 증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단순히 인도주의적 차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해양 수송은 세계화의 엔진이기 때문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전 세계 물동량의 약 80%는 컨테이너선에서 유조선, 건조 벌크선 등을 포함한 선박을 통해 거래된다. 플래튼 사무총장은 “이것은 시계가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하는 사람들을 무한정 유지할 수는 없다. 이 문제가 장기화할수록 공급망에 더 큰 위험이 따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