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현재 적용되고 있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취약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8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최근 2주 동안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19건으로 증가하고,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가 39.6명, 감염경로 불명한 사례비율이 8.7%로 증가하는 등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 수치의 대부분이 수도권, 지역사회 감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수도권의 상황은 엄중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명으로 이 중 33명은 지역사회 감염, 5명은 해외 유입 사례다. 지역사회 감염 33명은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수도권에서는 크고 작은 집단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집단감염의 위험성을 알린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274명으로 확인됐고,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확진자도 1명이 추가돼 138명으로 늘었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하루 새 4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87명이 됐고, 방문판매 업체인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도 7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52명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서울 양천구 탁구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탁구장 방문자가 경기 용인 큰나무 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이 확인되면서 두 집단 간 전파가 밝혀졌다. 이와 관련한 확진자는 모두 41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 수도권에 내려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상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이번 주까지가 집단감염 확산의 고비라고 판단하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등교개학 여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 국민의 심리적인 부담감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현재 내려진 강화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현재 수도권에 시행 중인 강화된 조치와 더불어 취약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유흥시설, 학원, PC방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행정조치를 시행하고, 공공시설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윤 총괄반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의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확진환자는 평균 40명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하나의 집단감염을 확인해 이를 관리하고 안정화시키면 곧이어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현상이 연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의 휴교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취하는 조치들이 취해졌고, 이번 주 상황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밀접·밀폐·밀집된 공간들이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한 세밀한 점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